여성 사령탑 첫 PS 진출, 박미희 감독의 어머니 리더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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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부임 2시즌 만에 팀의 면모를 일신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현대건설에 막혀 챔피언 결정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박 감독의 조련 속에 흥국생명은 전통의 강호 이미지를 되찾았다. 스포츠동아DB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부임 2시즌 만에 팀의 면모를 일신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현대건설에 막혀 챔피언 결정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박 감독의 조련 속에 흥국생명은 전통의 강호 이미지를 되찾았다. 스포츠동아DB
부임 2시즌 만에 흥국생명 체질개선 성공

5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흥국생명의 ‘봄 배구’는 2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섰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잘 싸웠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이 아쉬웠다. 흥국생명 박미희(53) 감독은 V리그 여성 사령탑 최초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기록을 남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과 함께 박 감독의 2년 계약도 만료됐다. 배구계는 팀의 이미지를 확 바꾼 박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박 감독이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14~2015시즌부터다. 당시 흥국생명에 과거의 강팀 이미지는 없었다. 2010~2011시즌 이후 흥국생명은 2011~2012시즌과 2012~2013시즌 연속 5위, 2013~2014시즌 최하위(6위)에 그쳤다. 부임 첫 해 신인드래프트 최대어 이재영, 프리에이전트(FA) 김수지의 가세로 전력에 짜임새가 생겼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체질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박 감독은 ‘어머니 리더십’을 택했다. 선수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패배의식에 빠진 선수들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으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선수들을 다독였다. 선수들은 박 감독의 주문을 실천에 옮겼다. 특유의 끈끈한 배구가 완성됐다. 이재영, 김수지, 김혜진은 팀의 주축으로 올라섰고, 신연경은 살림꾼으로 거듭났다. 공윤희, 이한비도 팀에 없어선 안 될 자원으로 성장했다. 한 배구인은 “(박 감독은) 강약조절을 잘한다. 올해 2년차인데도, 완숙미가 묻어난다. 박 감독의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 감독이 내년 시즌에도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단도 재계약에 무게를 두고 있다. 2시즌 연속 5할 이상의 승률(2014~2015시즌 0.500·2015~2016시즌 0.600)을 기록하며 ‘약체 이미지’를 지운 자체로 의미가 크다. 한 관계자는 “5년 만에 팀을 PO에 올려놓았고, 성적도 잘 나왔다. 구단도 긍정적으로 재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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