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커쇼-그렌키’ 최고의 마운드 듀오…“기록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1일 16시 14분


코멘트
LA 다저스 좌완 클레이튼 커쇼와 우완 잭 그렌키는 메이저리그 사상 역대 최고의 마운드 듀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3회 수상 및 리그 MVP를 수상한 커쇼는 올해 삼진 301개로 2002년 랜디 존슨, 커트 실링(이상 애리조나) 이후 13년 만에 한 시즌 3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33경기에 등판해 16승7패 평균자책점 2.13이다. 32차례 마운드에 오른 그렌키는 시즌 내내 평균자책점 1위(1.66)를 유지했다. 19승3패 승률(0.863)도 1위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 시즌 커쇼와 그렌키, 또는 그렌키와 커쇼가 나란히 등판한 경우는 모두 29번이었다. 이 가운데 둘이 등판해 다저스가 연패한 경기는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저스타디움에서 듀오가 등판해 잇달아 패한 경기는 없었다.

1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전날 커쇼를 3-1로 누른 뉴욕 메츠는 그렌키를 상대로 2회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와 루키 마이클 콘포르토의 솔로 홈런으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메츠 선발 노아 신더가드는 불같은 강속구로 다저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1회 8개의 직구 평균구속이 160km(99.9마일)였다. 다저스 3번 타자 애드리언 곤살레스에게 던진 이날의 최고 구속은 162km(101.1마일)였다. 다저스 타자들은 신더가드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삼진 8개에 4안타 1득점에 그쳐 1-2로 끌려갔다.

하지만 1차전에서 에이스 커쇼가 7회 제구력 난조로 볼넷 3개를 허용,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듯이 신더가드도 1사 후 8번 타자 키게 에르난데스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화를 자초했다. 돈 매팅리 감독은 그렌키 타석에 베테랑 대타 체이스 어틀리를 기용했다. 에르난데스의 도루 성공에 주자 스코어링 포지션이 됐다. 어틀리의 우중간 안타가 2루수 머리를 살짝 넘어가는 바람에 2루주자 에르난데스는 타구를 지켜보느라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1사 1,3루. 다양한 작전을 펼 수도 있지만 더블플레이면 공격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

톱타자 하위 켄드릭의 타구는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최악의 코스였다. 그러나 1루주자 어틀리는 더블플레이를 막기 위해 강하게 2루에 슬라이딩했고, 유격수 루벤 테하라는 포스아웃 상태에서 충돌과 함께 정강이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더구나 테하라는 베이스를 밟지 않아 동점과 함께 다저스의 어필로 주자마저 세이프가 됐다. 2차전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뉴욕 메츠 테리 콜린스 감독은 “어틀리의 슬라이딩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3차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의 3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곤살레스는 2사 1,2루에서 구원 애디슨 리드로부터 2타점 역전 2루타를 날려 전세를 4-2로 뒤집었고, 저스틴 터너가 굳히기 2루타로 다저스는 5-2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렌키는 7이닝 5피안타 2실점 8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시리즈를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한편 앞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원정 팀 컵스의 6-3 승리로 1승1패 균형을 이뤘다. 현재 4군데의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으로 리그챔피언결정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 팀은 추신수의 텍사스뿐이다. 특히 원정 팀이 1,2차전을 모두 이겨 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 9부 능선을 넘었다. 디비전시리즈 사상 원정팀이 선제 2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은 93%다. 29차례 동안 27번을 이기고 단 두 번 역전패했다. 가장 최근 역전패가 일어난 경우는 2012년. 신시내티가 원정에서 2승을 거두고 내리 3연패한 적이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