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플라스틱 다이어트’ 중

  • 동아일보

생활폐기물 발생량 꾸준히 증가
시-자치구, 플라스틱 감량 나서
업사이클링-물물교환 행사 열고
야구장-장례식장 다회용기 도입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자원순환 행사 ‘초록이의 지구여행’에서 어린이들이 레고 블록 등 폐장난감으로 만든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자원순환 행사 ‘초록이의 지구여행’에서 어린이들이 레고 블록 등 폐장난감으로 만든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얘들아. 이것 봐. 버려진 장난감으로 코알라랑 트리를 만든 거야.”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이곳을 찾은 서울의 한 어린이집 원아들이 교사의 설명을 듣고 노란색 전시물 앞에 모여 섰다. 장난감 자동차 손잡이와 레고 블록 등 폐장난감을 모아 만든 재활용 조형물이었다. 서너 살로 보이는 아이 10여 명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전시물을 올려다보며 손을 뻗어 직접 만져 보기도 했다.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이 늘면서 생활폐기물 발생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재활용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자원순환 정책과 체험 행사가 서울 전역에서 확대되고 있다.

● 체험 행사부터 다회용기 활용까지

이날 서울시는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자원순환 시민 행사 ‘초록이의 지구여행’을 청계광장 일대에서 열었다. 어린이와 학생은 물론이고 전 세대가 참여해 체험 부스를 통해 일상 속 자원순환 실천 방법을 배우도록 기획한 행사다. 다회용 랩 만들기 부스에서 만난 차선영 씨(69)는 “요리나 음식 보관 때 일회용 랩을 자주 쓰는데 재활용이 아예 안 되는 줄은 몰랐다”며 “환경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9217t에서 2020년 9673t, 2023년에는 1만426t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는 2027년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2000년 대비 8.6%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2022년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 전면 금지 등 생활폐기물 감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배달 음식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4개 배달 플랫폼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회용 배달 용기 사업을 시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규모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한 다회용기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6월 고척스카이돔 내 15개 식음료 매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지난해 잠실야구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이 60만 회에 달하며 약 17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인 성과를 반영한 조치다. 지난달에는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전체 13개 빈소에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중앙보훈병원에서만 연간 약 134t, 100L 종량제봉투 약 8000장 분량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자치구로 확산되는 생활 속 자원순환

자치구 차원에서도 시민과 지역 상권이 함께 참여하는 환경 보호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는 지난달 다산어린이공원에서 ‘친환경 바꿔가게’ 행사를 열고 자원순환과 나눔 문화를 알렸다. 주민들이 직접 판매자로 나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거나 물물교환을 진행했다. 재활용 장터와 업사이클링 체험, 환경 캠페인, 공연 등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서초구는 같은 달 ‘서초 탄소제로샵’ 사업 참여 점포를 600곳으로 확대했다. 주민이 가정에서 모은 옷걸이와 쇼핑백, 아이스팩 등 9종의 물품을 세탁소나 정육점 등 참여 점포로 가져오면 이를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생활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한 지역 밀착형 자원순환 사업이다.

중랑구는 이달부터 지역 내 커피전문점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을 별도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커피박 자원순환 사업’을 시작했다. 커피 추출 후 남는 커피박은 대부분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소각 처리돼 왔다. 중랑구는 커피박이 고형 연료나 퇴비 등으로 활용 가능한 점에 주목해 커피전문점과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연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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