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정규시즌 첫 홈런 공은 간직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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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맞나?” 상대 투수도 놀라

피츠버그 특유의 ‘졸탄 세리머니’ 강정호가 홈런을 때린 뒤 양쪽 엄지손가락을 맞대 ‘Z’를 만들며 ‘졸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Mark Madden 트위터 제공
피츠버그 특유의 ‘졸탄 세리머니’ 강정호가 홈런을 때린 뒤 양쪽 엄지손가락을 맞대 ‘Z’를 만들며 ‘졸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Mark Madden 트위터 제공
“첫 단추를 잘 끼운 느낌이다.”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처음 시범경기에 나선 강정호(28)의 표정은 밝았다. 강정호는 4일 미국 플로리다 주 더니든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방문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0으로 앞선 3회초 2사 후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30m짜리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밀워키에서 7승 6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던 상대 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는 강정호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실투를 놓치지 않는 걸 보니 대단하다. 그 선수가 메이저리그 첫해라는 게 사실이냐”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강정호는 홈런을 친 뒤 두 엄지손가락을 위 아래로 연결해 알파벳 ‘Z’자 모양을 만드는 ‘졸탄(Zoltan·영화 캐릭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2012년 피츠버그 선수들이 단체로 관람한 영화를 통해 결속력을 다질 의도로 시작된 이 세리머니는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친 선수들이 ‘Z’ 사인을 보내는 것으로 ‘해적선’의 전통이 됐다. “동료 그레고리 폴랑코에게 배웠다”고 설명한 강정호는 어느새 생존의 중요한 열쇠인 팀 분위기에 녹아드는 법을 터득한 듯 보였다. 8-4로 앞선 6회말 수비 때 교체된 강정호는 이날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의 성적을 남겼다. 피츠버그가 8-7로 이겼다.

수비에서도 강정호는 2회 매끈하게 아웃카운트 3개를 혼자 처리했다. 특히 유격수가 2루 뒤쪽으로 이동하는 수비 시프트를 통해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이곳에서도 똑같은 타자가 되기를 원한다. 유격수로서도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중계를 맡은 MLB 네트워크의 캐스터와 해설자는 “파워배팅을 지켜보는 것은 아주 재밌다. 웰컴 투 빅리그”라고 전했다. MLB.com은 “강정호가 힘을 보여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보도했다.

강정호는 홈런 공을 기념으로 받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연습경기이니만큼 시즌에 들어가서 치면 받겠다”며 웃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 들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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