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박선홍 “난 봉 잡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6시 40분


10월 자유선발로 광주FC 유니폼을 입은 박선홍이 9일 2015 K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상암|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10월 자유선발로 광주FC 유니폼을 입은 박선홍이 9일 2015 K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상암|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10월 자유선발로 계약 후 행운의 클래식 승격
“그땐 상상도 못했는데…공격포인트 10개 목표”

“그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는데….” 신분이 바뀌기까지 채 2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박선홍(21·전주대)은 10월 자유선발(계약기간 5년·연봉 3600만원)로 광주FC 유니폼을 입었다. 8월 아마추어 현장을 찾은 광주 남기일 감독대행의 눈에 든 덕분이었다. 이 때만 해도 광주의 클래식(1부리그) 승격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챌린지(2부리그) 정규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오른 광주는 강원FC와 안산경찰청을 연파한 뒤 클래식 11위 경남FC마저 제압하고 승격에 성공했다.

박선홍은 이 모든 과정을 초조히 지켜봤다. 남의 일이 아니었다. 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광주-경남의 승강 PO 1차전을 관전했다. 광주의 3-1 승리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다. “승격을 확신했다. 형님들이 무척 고마웠다. 난 정말 봉을 잡았다.”

박선홍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열린 2015 K리그 신인 드래프트 현장을 찾아 광주의 정식 선수가 됐음을 신고했다. 남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윤)정환이 형을 보는 듯했다. 볼 배급 능력이 탁월하다. 플레이메이커로 전혀 손색없다”고 칭찬했다.

사실 박선홍은 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다. 이리동중 시절 발목을 크게 다쳤다. 뼈가 산산조각 났다. 회복까지 1년이 필요했다. 부상 트라우마에 잠시 ‘외도’를 했다. 골프채를 잡았다. 그러나 곧 돌아왔다. 혹독한 시련을 극복한 그는 U-21 청소년대표, 대학선발 등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부상은 간절함이란 선물을 줬다. 신인의 패기로 공격 포인트 10개 이상을 올려 광주가 (클래식) 잔류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열정을 쏟겠다.”

운 좋은 박선홍의 경우와는 달리, K리그의 취업난은 심각했다. 자유선발(계약금 주고 영입) 29명, 우선지명(산하 유소년 클럽) 36명이 일찍 팀을 찾은 가운데 526명(우선지명 포함)이 지원한 이날 드래프트에서 순번(1∼6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는 22명에 불과했다. 번외지명도 26명에 그쳤다. 1라운드(연봉 5000만원) 지명은 허재녕(아주대)을 뽑은 광주가 유일했다. 해체 위기의 경남FC는 1명도 선발하지 않았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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