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넘쳐” 배부른 한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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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송은범 영입에 양훈 제대… 무려 8명이 선발로 뛸 수 있어
권혁-임경완 가세 불펜도 튼튼… 신인 김민우-김범수 활약 기대도

선수가 많아 고민이라는 감독은 아무도 없다. 열이면 열, 모든 감독은 “선수가 부족해 걱정”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내년엔 더욱 그렇다. 올해 팀당 128경기를 치렀던 한국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팀당 144경기를 치른다. KT의 합류로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꿀맛 같던 휴식일도 이동일인 월요일 외에는 없어진다. 각 팀의 성적은 ‘질’보다 쓸 만한 선수의 ‘양’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만년 하위 팀 한화가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것도 양에서만큼은 나머지 구단들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오른손 선발 투수 송은범(4년 34억 원)과 왼손 불펜 투수 권혁(4년 32억 원)을 영입한 한화는 3일 밤 통산 124승을 거둔 선발 투수 배영수(3년 21억 5000만 원)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다른 팀 FA를 데려올 수 있는 최대 한도(3명)를 가득 채운 것이다.

내부 FA인 김경언(외야수)까지 붙잡으면서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100억 원 가까운 돈을 썼다. 지난해에는 FA 정근우(2루수)와 이용규(외야수) 등을 영입하고 내부 FA 3명(이대수, 한상훈, 박정진)을 모두 잡으면서 200억 원에 가까운 대형 투자를 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발 투수 2명과 군 복무를 마친 선발 투수 양훈이 돌아온다. 이들만으로도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채울 수 있다.

지난해 한화 선발 마운드를 홀로 지키다시피 했던 이태양과 언제든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는 유창식, 송창현까지 합치면 선발로 뛸 수 있는 투수는 무려 8명이나 된다.

허리도 강해졌다. 김성근 감독(사진)의 요청에 따라 한화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임경완과 개인 통산 512경기에 출전한 권혁이 새 얼굴이다. 신인 투수 김민우와 김범수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김민우는 고교 투수 최대어였다. 고교 2학년 때 유급을 하면서 2차 지명에 나왔고 한화는 주저 없이 그를 선택했다. 1차 지명 선수인 김범수 역시 성장 잠재력이 크다.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은 김 감독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한화가 올해 3명의 외부 FA를 영입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4명으로 봐야 한다. ‘자유계약 감독’인 김 감독을 데려온 게 사실 가장 큰 일이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이번 FA들의 계약은 모두 김 감독의 뜻에 따라 한화 프런트가 실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계약 조건인 3년간 총액 20억 원 역시 FA급이다. 재료는 모두 갖춰졌다. 이제는 야구를 잘하는 일만 남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화#배영수#송은범#권혁#임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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