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한마음 묘기, 馬上체조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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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선수권 2연패 구연수씨 “교감 통한 청소년 힐링 효과도”

“마상(馬上)체조는 말과 하나가 되는 겁니다.”

마상체조 선수인 구연수 씨(23·서울대 체육교육과·사진)는 생소한 종목에 대한 이해부터 구했다.

마상체조는 과거 러시아나 몽골 유목민들이 달리는 말 위에서 부리던 재주에서 유래됐다. 국제승마협회가 1983년부터 국제대회 종목으로 인정한 마상체조는 음악에 맞춰 말 위로 뛰어오르는 ‘도약 기승’과 말 위에서 자세를 유지하는 ‘마상 기립’ 연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구 씨는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러시아선수권 개인전 1위를 차지하면서 러시아승마협회로부터 귀화 권유까지 받았다. 구 씨는 현재 국제대회에 출전할 실력을 지닌 국내 유일의 선수다. 구 씨는 “마상체조는 승마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줄여 승마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상체조는 승마 선수들의 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좋다고 한다. 한국마사회 김성수 승마아카데미 교관은 “(기수가) 말에 오르는 능력을 강화시키거나 말에 대한 (심리적) 여유를 갖기 위한 예비 단계로서 마상체조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말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종의 ‘힐링’ 프로그램으로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기도 하다. 한국마사회 주도로 문을 연 대구와 대덕힐링승마센터에는 뇌병변, 자폐증 등의 장애와 학교 폭력 등에 시달린 학생 70여 명이 초보적인 마상체조를 배우고 있다. 말 위에서 자신을 지탱하면서 길러진 말과의 정서적 교감, 자신감 등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법을 배운다. 대구힐링승마센터 이지현 교관은 “세상을 두려워하며 기피했던 아이들이 ‘말’이라는 대상에 집중하며 애정과 관심을 늘려 가는 것을 보고 새삼 놀란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마상체조#구연수#러시아선수권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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