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심판이 바꾼 16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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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추가시간 그리스에 PK 줘… 오심 논란
사상 첫 진출 눈앞이던 코트디부아르 땅 쳐

전후반 90분의 경기 시간이 모두 흘렀을 때 스코어는 1-1. 이대로 끝난다면 그리스는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돼 고향으로 돌아갈 판이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16강 티켓이 품안에 들어온 줄 알았다. 하지만 기적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심판의 휘슬에 운명이 달라졌다.

25일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열린 그리스와 코트디부아르의 조별리그 C조 3차전. 그리스는 후반 추가 시간 요르기오스 사마라스의 페널티킥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이번 대회 1, 2차전에서 모두 무득점에 그쳤던 그리스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콜롬비아(3승)에 이어 조 2위로 월드컵 도전 3번 만에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스는 코스타리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그리스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3패를 기록했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1승 2패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사마라스는 “신과 행운이 우리 편이었다. 오늘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승리를 바쳤다. 사마라스는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코트디부아르 수비수 조바니 시오와 부딪쳐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 판정은 공격수의 슈팅을 방해한 명백한 파울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진 것이라는 오심 논란을 일으켰다. 비기기만 해도 사상 첫 1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1승 2패로 탈락한 코트디부아르는 자국 대통령이 1승당 1만7900유로(약 2500만 원)의 수당까지 걸었지만 허사였다.

전통의 강호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가 줄줄이 탈락한 유럽 축구는 그리스의 16강 합류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전년도 챔피언 스페인이 일찌감치 가방을 싼 가운데 이날 잉글랜드는 코스타리카와 0-0으로 비겨 1승도 없이 1무 2패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탈리아도 우루과이에 0-1로 패해 1승 2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날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팔뚝에 검은색 완장을 차고 출전했다. 코트디부아르의 형제 대표선수인 야야 투레와 콜로 투레의 동생이 최근 암 투병을 하다 숨진 것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코트디부아르의 정신적 지주 디디에 드로그바는 자신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리스#월드컵#코트디부아르#후반 추가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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