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이민지·오수현…여자골프 ‘10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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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8일 07시 00분


리디아 고. 사진제공|KLPGA
리디아 고. 사진제공|KLPGA
리디아 고, 호주여자오픈서 눈길
교포 이민지·오수현 존재감 과시
“한국 주니어, 호주·뉴질랜드 장악”


여자골프에 또 다른 태극낭자의 바람이 거세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사진)를 비롯해 호주 교포 이민지(18)와 오수현(18) 등 무서운 10대의 등장에 팬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6일 호주 빅토리아주 빅토리아 골프장에서 끝난 미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호주여자오픈 최종일. 리더보드 상단에 낯선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14세의 나이로 프로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날려 온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한국이름 고보경)를 비롯해 이민지, 오수현 등 골프팬들에게 익숙지 않은 이름이 많았다.

10대의 소녀들이 보여준 실력은 대단했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공동 11위로 경기를 끝냈지만 카리 웹(호주) 등 쟁쟁한 스타들을 상대로 우승 경쟁을 펼쳤고, 오수현 역시 공동 39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이들은 모두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골프를 배우고 있는 교포 또는 유학생이다. 더욱 눈에 띄는 건 깜짝 활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호주 국가대표로 활동 중인 이민지는 9일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볼빅-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오수현 역시 호주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그는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일찌감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10대 유망주의 활약에 긍정적인 평가도 쏟아지고 있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이민지의 경기를 지켜 본 카리 웹은 “이민지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나는 그 나이에 그렇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주니어 골프무대는 이미 한국계 선수들이 접수한 지 오래다. 오수현(17)의 아버지 오석구 씨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미 한국 주니어 선수들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고교 무대는 거의 매 대회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나눠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 오수현, 이민지의 맹활약으로 여자골프를 보는 재미를 또 하나 추가됐다. 2∼3년 뒤 프로가 되면 세계무대에서 우리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펼쳐야 한다.

J골프 이신 해설위원은 “모두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태극낭자라는 점에서 골프강국 한국의 이미지는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리디아 고처럼 다른 국적을 갖고 프로가 되는 선수들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세계무대에서 토종 선수들과 또 다른 태극낭자들이 펼치는 우승 경쟁은 여자골프를 보는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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