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전통시장서 장기 노숙’ 제보받은 경찰
긴급 입원시키고 비자발급·여비 등 지원
캄보디아 대사, 경찰 찾아 “보호에 감사”
캄보디아 국적의 40대 여성이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자신을 도와준 경남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외사특화팀 송주은 경감과 포옹하고 있다. 이 여성은 약 1년 6개월 간 노숙 생활을 이어오다 경찰과 시민단체 등의 도움으로 고국에 돌아갔다. 경남경찰청 제공
1년 반 넘게 경남 김해의 전통시장에서 노숙하며 각종 범죄에 노출됐던 캄보디아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간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어려움에 처한) 자국민에게 희망을 되살려줬다”며 해당 경찰관들을 직접 찾아 감사장을 전달했다.
13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김해시 동상동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약 1년 반 동안 노숙해온 40대 캄보디아 여성 A 씨가 경찰의 보호 조치를 받고 안전하게 귀국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24년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김해 동상시장 일대에서 생활해 왔다. 경찰은 시장 상인들로부터 장기간 노숙으로 범죄 노출 우려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유관기관과 함께 ‘보호 솔루션팀’을 구성해 지원에 나섰다.
확인 결과 A 씨는 결혼이주 여성으로, 10여 년 전 한국인 남성과 이혼한 뒤 주거지와 생계 수단이 없어 길거리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 노숙으로 범죄와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취사 도구 사용에 따른 화재 우려도 제기됐다. A 씨는 한국과 캄보디아 이중국적자로, 그동안 보호 조치를 거부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적인 개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전담팀은 지난달부터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원을 시작했다. 이달 초 창원의 한 병원에 응급 입원 조치를 한 데 이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확인하고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과 협력해 긴급 비자 발급 등 행정 지원을 진행했다.
민간의 도움도 이어졌다. 경남경찰청 국제협력정책자문협의회는 항공료와 생활비 등 100만 원을 지원했고, 경남이주민센터는 가족과의 연락을 도왔다.
A 씨는 이달 7일 캄보디아로 귀국해 가족과 재회했다. 전담팀 관계자는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데려오지 못하고 있었다”며 “경찰과 대사관, 이주민단체, 상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A 씨의 가족들은 이주민단체를 통해 “노숙 사실을 알면서도 데려올 수 없어 마음이 아팠는데 경찰의 도움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쿠언 폰 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12일 경남 창원을 찾아 전담팀 경찰관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곤경에 처한 국민을 위한 인도적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전담팀 송주은 경감은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 A 씨에게 옷과 여비를 전달했는데, 그 돈을 며칠 동안 꼭 안고 잤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이 기억에 남았다”며 “경찰 생활 중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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