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겨울올림픽 7일 개막]국립공원 표범 안고… 소치 홍보 나선 푸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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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상징 동물 중의 하나
사진기자들 다리 물리는 등 소동… 표범 진정시킨뒤 “난 표범과 통해”

야생동물 보호에 앞장서 왔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소치 국립공원을 방문해 북극곰 토끼와 함께 소치 겨울올림픽 상징 동물 중 하나인 페르시아 표범 길들이기를 체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지프 승용차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을 태우고 직접 운전해 산악지대의 국립공원에 있는 시베리아 표범 번식보존센터를 방문했다. 이 센터는 2009년 투르크메니스탄과 이란으로부터 멸종위기에 놓인 페르시아 표범을 들여와 개체 수 증식 사업을 벌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센터 소장에게서 성장한 페르시아 표범이 일주일에 274회나 교미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동행한 기자를 향해 “본 좀 받으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푸틴은 센터 소장과 함께 새끼 표범 한 마리가 있는 우리 안으로 들어가 표범을 달래 머리를 쓰다듬고 표범을 안은 채 사진도 찍었다. 카메라 셔터에 놀란 표범이 사진기자들에게 달려들어 손을 할퀴고 다리를 물고 늘어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표범이 어린 데다 기자들이 서둘러 우리에서 나와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푸틴은 이런 소동이 벌어진 뒤에도 우리에 남아 표범을 쓰다듬어 진정시켰다. 비결을 묻는 기자들에게 푸틴은 “동물을 사랑한다. 표범과도 마음이 통했다”라고 말했다.

푸틴은 북극곰 시베리아호랑이 표범 등 희귀 야생동물 보호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총리 시절이던 2008년 극동 우수리스크의 자연공원을 방문해 멸종위기종인 시베리아호랑이에게 위치추적 장치를 다는 작업을 체험했고 2012년 9월엔 시베리아 북부 야말 반도를 찾아 행글라이더를 타고 역시 멸종 위기에 놓인 시베리아흰두루미 구하기 활동에 동참했다. 일부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가 동물보호뿐 아니라 남성적이고 강한 지도자상을 심기 위한 통치술 차원의 의도적인 쇼맨십이라고 해석한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개막식#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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