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역사를 ‘한국 용띠’들이 바꾸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인비 5승, 신지애-이일희 1승씩… 올해 14개 대회서 7승 휩쓸어
인비, US오픈서도 4타차 선두
메이저 3연승 눈앞… 2위 김인경

우승컵을 들고 있는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모습은 무척 익숙하다. 박인비는 지난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벌써 5승을 거뒀다.

올해 절정의 샷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68회 US여자오픈 3라운드 현재 박인비가 단독 선두라는 것은 그리 놀라운 게 아니다. 박인비는 30일 미국 뉴욕 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파72·682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치면서 선두를 이어갔다. 이날 참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타수를 줄인 그는 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2위와는 4타 차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이 유력하다.

이미 올 시즌 두 차례 메이저대회(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를 제패했기에 이번 대회마저 우승하면 박인비는 1950년 베이브 저 하리어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세 차례 연속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된다. 또 시즌 6승으로 박세리가 2001년과 2002년에 세운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5승)도 넘어선다.

그렇지만 박인비는 평소처럼 담담하다. 그는 이날 LPGA 투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사흘간 했던 대로 할 것이다. 최종 라운드가 큰 의미를 가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수많은 라운드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그저 내 플레이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익숙한 것은 또 하나 있다. 박인비를 4타 차로 뒤쫓는 선수는 동갑내기 친구인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이다. 둘은 아마 시절이던 2005년 US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매치플레이로 열린 당시 대회에서는 김인경이 박인비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30cm 퍼팅을 놓쳐 준우승했던 김인경은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 절실하다. 김인경은 “골프는 끝까지 알 수 없는 스포츠다. 그래서 4라운드를 치르는 것”이라며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1일 열리는 최종 라운드에서 둘 중 누가 우승하든 올 시즌 LPGA 투어는 한국 선수들의 잔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전까지 14번의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7승을 합작했다. 이 7승은 모두 1988년에 태어난 용띠 선수들의 손에서 나왔다. 5승을 거둔 박인비 외에도 신지애(25·미래에셋)가 개막전인 한다 호주오픈에서 우승했고, 이일희(25·볼빅)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프로 데뷔 7년 만에 우승했다. 올해 우승은 없지만 같은 용띠인 최나연(SK텔레콤), 김송희(한화) 등도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황금세대를 꼽자면 단연 1988년 용띠라 할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인비#김인경#미국여자프로골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