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타이중 참사’… WBC 1R 탈락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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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3-2 꺾었지만 조 3위

숙적 대만을 이기면서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1라운드 탈락이라는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이 우승을 목표로 했던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란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8회말 터진 강정호의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3-2로 역전승했다. 한국은 네덜란드, 대만 등과 함께 모두 2승 1패가 됐지만 득실점 차에서 두 팀에 뒤져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가장 중요했던 2일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0-5로 진 게 결정적이었다.

6점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둬야 2라운드 진출이 가능했던 상황 때문인지 한국 선수들은 마음이 너무 앞섰다. 경기 초반 나온 실수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1회와 5회 등 2차례의 결정적인 주루사가 나왔고, 수비 실책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는 한국 대표팀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4강에 진출했던 2006년 1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2회 대회와 비교하면 준비와 절실함 등에서 모두 부족함을 드러냈다.

선수 구성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메이저리거인 추신수(신시내티)와 류현진(LA 다저스)이 불참을 선언하고 선발된 선수가 부상 등을 이유로 빠지면서 모두 7차례의 멤버 교체를 통해 겨우 대표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예전처럼 하나로 뭉치는 힘도 부족했다. 1회 대회 때는 “30년간 일본을 못 이기게 해주겠다”는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의 ‘30년 발언’에 자극을 받았고, 2회 대회 때는 일본에 당한 콜드게임 패 이후 팀이 단단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리더도 분위기 메이커도 없었다. 결과는 한국 야구 역사에 비극으로 남을 타이중의 참사로 돌아왔다.

타이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WBC#타이중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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