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없어 무너진 최강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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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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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수비 조직력 없고 ② 리더 없고 ③ 이름값한 선수 없고 ④ 세트피스 대책 없고
크로아티아와 평가전 0-4 대패… 3월 26일 카타르전 숙제 쌓여

고쳐야 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두 골씩을 헌납하며 0-4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 크로아티아의 창끝은 매서웠고 강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많은 문제점도 드러냈다. 대표팀에는 ‘수비 매뉴얼(약속 플레이)’ ‘리더’ ‘이름값에 맞는 활약’, 그리고 ‘세트피스에 대한 대비’ 등 4가지가 없었다.

△매뉴얼: 수비 조직의 약속 플레이가 보이지 않았다. 한쪽의 수비진이 상대 공격수를 맡기 위해 다른 쪽으로 움직일 때 일시적으로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이때 빈 공간을 다른 수비수나 선수들이 대신 메워주는 ‘커버링’이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실점에서 측면 수비수 최재수가 이동할 때 생긴 빈 공간을 어떤 선수도 메워주지 못해 스르나에게 찬스를 내주고 결국 골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실점 장면에서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리더: 대표팀은 2000년 이후 홍명보, 이운재, 박지성 등이 주장을 맡아 왔다. 하지만 최 감독 부임 이후 주장은 자주 바뀌었다. 골키퍼 정성룡과 기성용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많은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왔다 나가곤 했다. 이로 인해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줄 리더가 부족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리더의 부재는 경기 완급 조절과 선수 간 소통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선수끼리 호흡이 맞지 않고 소통이 안 되면 위기 상황에서도 탈출구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름값: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7분까지만 반짝 눈에 띄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박주영과 이동국은 별다른 슛 기회도 잡지 못한 채 무득점에 그쳤다. 구자철도 자신의 재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해외파들을 비롯해 K리그 간판스타들이 총출동했지만 이름값을 한 선수는 드물었다. 한 위원은 “피로 등이 겹쳐 스타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그래도 기성용과 지동원, 이청용은 제 몫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세트피스: 대표팀은 그동안 세트피스에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여 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전 등 두 경기에서 허용한 3골 모두 세트피스에서 비롯됐다. 이번 평가전 패배의 빌미는 전반 3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준 헤딩 선제골이었다. 이전까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대표팀은 이 실점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그러나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 대표팀은 다음 달 26일 국내에서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이 이번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숙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최강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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