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코트 휘저은 함지훈 예비역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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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일 03시 00분


프로농구 ‘이달의 선수’로
모비스 9경기서 8승 이끌어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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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디어 데이에서 “함지훈(사진)이 돌아올 때까지 잘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이었던 함지훈이 시즌 막판 복귀하는 시점에서 중위권에 머물러 있어야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이 있다는 뜻이었다. 당시 유 감독은 “지훈이 오고 나서 11경기가 남는데 5할 승률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로부터 5개월 가까이 흘렀다. 결과만 놓고 말하면 함지훈은 지략이 뛰어나 ‘만수(萬手)’로 불리는 유 감독의 전망을 뛰어넘는 ‘복귀생 효과’를 일으켰다.

모비스는 지난달 초 함지훈이 돌아온 뒤 9경기에서 8승 1패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29일 현재 27승 25패를 기록해 5위로 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유 감독은 “함지훈이 오면서 모비스의 강점인 득점력 분산이 가능해졌다. 골밑이 든든해져 리바운드도 강화됐다”고 흡족해 했다.

함지훈이 없을 때 모비스의 평균 득점은 75점(7위)에 실점은 76.8점(5위)이었다. 공수의 불균형이 함지훈이 뛰면서 평균 득점 78.6점(5위), 실점은 73점(2위)으로 조화를 이루게 됐다.

함지훈은 “팀워크를 잘 맞출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선후배들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군대 갔다 오면 철든다는 말이 있듯이 함지훈은 국군체육부대에서 1년 동안 분대장을 맡으며 리더십과 동료애 등을 길렀다. 유 감독은 “예전에는 몇몇 선수하고만 말을 하곤 했는데 이젠 후배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잘 챙긴다”고 칭찬했다.

복귀 후 평균 13.2득점, 7.1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한 함지훈은 한국농구연맹이 선정한 2월의 선수에 뽑혔다. 예비역 병장이 복귀무대에서 월간 최우수선수에 뽑힌 건 이례적이다. 상금으로 받은 100만 원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겠다는 함지훈. 자연스럽게 농담이 나올 만큼 코트에서도 여유가 늘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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