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승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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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7시 00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돌직구 위력에 깜짝…결승전 조기출격 가능성

27일 대만 타오위엔 국제구장에서 열린 홈팀 퉁이전. 삼성이 6-3으로 앞선 9회말 ‘끝판대장’ 오승환(29·사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의 위력을 알 길 없는 대만 관중은 일말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눈치였다. 25일 예선 첫 경기에서 일본 소프트뱅크를 맞아 2-6으로 뒤진 9회초 3점을 따라붙은 퉁이 타선의 저력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6회 동점 2점홈런을 친 첫 타자 구어준요우에게 오승환이 초구로 시속 150km짜리 ‘대포알’ 직구를 던지자 “와∼”하며 탄성이 쏟아졌다. 계속해서 전광판에 152km까지 찍히자 대만 벤치는 물론 관중석에서도 ‘전의’를 상실한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오승환은 3타자를 탈삼진 2개를 섞어 완벽히 틀어막았다.

하루 뒤인 28일 일본 인터넷 사이트는 삼성-퉁이전을 지켜본 일부 야구팬들의 오승환에 대한 찬사로 후끈거렸다.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2ch’에선 ‘2006년 WBC에서도 인상적인 피칭을 했던 투수다’, ‘투구폼이 특이해서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 ‘메이저리그 또는 일본에서 통할 것 같다’, ‘임창용(야쿠르트) 대신 데려와라’ 등 다양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이뿐 아니다. 소프트뱅크의 강타자 우치카와 세이치는 이날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훈련 후 “오승환은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말로 잔뜩 경계심을 드러냈다.

오승환에 대한 찬사는 삼성 선수단 내에서도 튀어나왔다. 28일 선수단 숙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주축타자인 박석민은 “예선 3경기를 치러봤는데 투수들의 공은 많이 나와봐야 140km대 초반”이라고 평가했다. 시속 150km를 웃도는 오승환의 ‘광속구’는 쉽게 구경할 수 없는 ‘명품직구’임을 입증하는 말이다. 류중일 감독은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 구상을 밝히면서 “내일 상황에 따라선 오승환이 좀 더 일찍 올라올 수도 있다. 8회 2사 1루나 1사 1·2루에서다. 오승환이 세이브 해서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물론 대만과 일본의 야구팬들을 모두 사로잡은 오승환이 결승에 출격하는 상황은 삼성이 한국팀 최초로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는 순간이 될지 모른다.

타이중(대만)|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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