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기자의 추신수 스토리] 첫 속죄 솔로포 “변치않는 팬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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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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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스포츠동아DB.
추신수. 스포츠동아DB.
추신수는 음주운전 사건이 보도된 이후 다시 클리블랜드로 돌아오는 게 긴장됐다고 했다. 뉴스가 나왔을 때 추신수와 클리블랜드는 오클랜드와 원정경기를 하고 있었고 당시 많은 관중들이 추신수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는 LA와 인근 지역의 많은 한국팬들이 여전히 그를 응원했지만….

추신수도 클리블랜드 팬들이 이 사건으로 인해 실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 동안 홈구장에서 열리는 탬파베이∼시애틀과의 6연전을 위해 홈으로 돌아왔을 때 죄인취급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팬들은 더 이상 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추신수는 “어떠한 야유도 없었고 많은 팬들이 나를 향해 격려를 보내줬다”며 매우 행복해했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그가 그라운드 밖에서 잘못을 저질렀어도 ‘선수 추신수’를 응원해준 것이다. 물론 추신수는 이번 사고로 인해 한국에서 쌓은 자신의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부 팬들을 잃었다는 것도. 하지만 더불어, 사면초가인 상황에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들이 있어 행복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추신수는 지금의 명성을 쌓고 옳은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며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 그는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을 용서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추신수는 “사건 이후 며칠 동안 공황상태에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된 부분도 있다. 다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주 추신수는 그를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로 이끈 시애틀과 마주했다. 야구인생에 있어 최악의 슬럼프를 겪고 있지만 자신에게 시련을 안긴 시애틀전에서 만큼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길 누구보다 바랐다.

간절함이 통했던 것일까. 추신수는 14일(한국시간)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그는 1회 2사 후 상대선발 덕 피스터의 145km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고 때려내 중견수 쪽 펜스를 넘겼다. 지난달 29일 캔자스시티전 이후 15일만의 홈런포. 사건 후에도 자신을 변함없이 응원해준 홈구장 팬들에게 보답하는 한 방이었다. 15일 경기는 우천순연됐다.

MLB.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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