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넥센 내야진, 그들은 ‘변신의 귀재’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5일 07시 00분


유격수 강정호, 고교시절 포수 활동
장영석은 투수서 3루수로 보직 바꿔
선수 대부분 아마때와는 포지션 달라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홈런은 언제나 기쁘다. 넥센 강병식이 한화와의 목동 시범경기 8회말 1사 후 결승 솔로포를 때리고 덕아웃에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홈런은 언제나 기쁘다. 넥센 강병식이 한화와의 목동 시범경기 8회말 1사 후 결승 솔로포를 때리고 덕아웃에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넥센 내야진은 변신의 귀재들이다. 거의 전 포지션의 선수가 프로에 오기 직전까진 지금과 다른 종류의 글러브를 끼었다. 내야 수비를 담당하는 홍원기 코치부터 ‘트랜스포머’ 군단의 지휘자로서 부족함이 없다.

○‘그랜드슬램 내야수’의 원조 홍원기 코치

홍 코치는 두산 시절(1999∼2005년) ‘그랜드슬램 내야수’의 원조로 명성을 떨쳤다. 2루수·3루수·유격수 글러브는 물론 1루수 미트까지 끼었다. 홍 코치는 “1999년 한화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되고 보니 1루수 우즈, 2루수 케세레스, 유격수 김민호, 3루수 김동주가 버티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까다로웠다고 기억되는 포지션은 2루수다. 1루 백업 등 ‘잔 움직임’이 내야수 중 가장 많은데다, 더블플레이 때는 주로 역동작으로 송구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때 주자의 슬라이딩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높다. 그래서 홍 코치는 “2루수는 담력도 있어야 한다”고 표현한다.

○광주일고 포수 출신 강정호(유격수)

넥센의 대표스타인 강정호는 광주일고 시절 투수를 하지 않을 때면 주로 포수를 봤다. 중학교 때까지는 유격수를 했지만, 당시 광주일고에는 윤진호(LG)라는 유격수가 있었다. 강정호는 “어깨가 강하고 공을 빼는 동작이 빨라서 포수를 시키신 것 같다”고 회상했다. 보통 유격수·2루수·3루수는 호환성(?)이 있지만, 포수는 다른 궤의 포지션.

○부천고 에이스 장영석(3루수), 한양대 유격수 김민우(2루수), 고려대 외야수 강병식(1루수)

3루수 장영석도 부천고 시절까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거나 1루수를 맡았다. 장영석은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던졌다. 투수 하면서 어깨를 단련한 것이 송구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주로 2루수 출전이 예상되는 김민우는 한양대 3·4학년 때 주로 유격수였다. 하지만 현대 입단 이후에는 박진만의 그늘에 가려 내야의 여러 포지션을 섭렵했다. 1루수 강병식도 고려대 시절 외야수로 활약했다.

○변신의 뒤에 숨겨진 땀방울

화려한 변신에는 혹독한 훈련이 뒤따른다. 장영석은 “오전에 1박스(공 200∼250개)의 펑고를 받고, 오후에 또 1박스를 받았다”고 했다. 하루 약 500개의 땅볼을 받은 것이다. 홍원기 코치는 “포지션마다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훈련량보다 포지션별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여러 포지션을 거치면 (유기적 움직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목동 | 전영희 기자(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사진 | 국경원 기자(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