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감독 “삼성보다 LIG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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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5일 07시 00분


담담한 신치용감독 “제자 이겨도 본전”…신영철감독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다”

“명승부 기대하세요”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0∼2011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윗줄 시계방향으로 고희진, 장광균, 소토, 가빈, 페피치, 이경수, 후인정,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LIG손해보험 김상우 감독,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명승부 기대하세요”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0∼2011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윗줄 시계방향으로 고희진, 장광균, 소토, 가빈, 페피치, 이경수, 후인정,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LIG손해보험 김상우 감독,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되돌아보면 기쁨도 있었고, 아쉬움 역시 남았다. 하지만 목표는 한결같았다. 오직 우승에 시선을 주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14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치열한 정규 시즌을 보내는 동안 저마다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 자리 참석자들은 행복했다는 점. ‘선택받은’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등 4개 팀만이 초청장을 받았으니 말이다. V리그 최고의 잔치, 마지막 승부를 앞둔 행사 현장은 내내 화기애애했지만 긴장감이 함께 감돌고 있었다.

○ ‘공공의 적’ 꼬리표 뗀 신치용?

삼성화재는 늘 견제의 대상이었다. V리그 출범 이후 온갖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아왔다. 그토록 어렵다던 우승을 ‘밥 먹듯’ 해왔으니 당연한 일이다. 삼성화재는 V리그 6시즌 중 4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더 이상 삼성화재는 최강자가 아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정상까지는 산 넘어 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발언 순서는 성적순으로 진행됐다.

16일 막을 올릴 준PO 상대 LIG손해보험 김상우 감독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뼈가 담겨 있었다. 쉽지 않았던 여정과 과정도 오롯이 녹아 있었다.

“우린 1, 2라운드까지 3승(9패) 밖에 하지 못했다. 그나마 시즌 3위로 마감한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더욱이 준PO를 통과해도 크게 좋아할 입장도 아니다. 신 감독과 김 감독은 사실 사제지간이다. 스승 입장에서는 이겨야 본전인 셈.

“겸손함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겠다. 준PO 제도가 생겨 포스트시즌 대비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김 감독의 말에 신 감독은 “우리가 PO에 올라도 너무 좋아할 수도 없고, 반대로 김 감독이 너무 좋아하면 제가 언짢을 수도 있다”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수 없는 타이틀을 획득한 명장이지만 바뀐 위치는 어색할 따름이었다.

○ 현대캐피탈은 ‘울상’

행사가 즐겁지 않은 이는 또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전력 누수가 심했던 ‘라이벌’ 삼성화재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현대캐피탈은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볼 때 당연히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1위의 영예는 대한항공의 차지였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사실 올해 챔프전 직행을 예상했다”던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었다. “시즌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말도 반복했다.

하지만 피하고 싶은 팀은 여전히 삼성화재. “개인적으로 상대하기 편한 LIG손보가 올라왔으면 하지만 배구 흥행을 위해선 삼성화재가 낫다.”

대한항공도 갑작스레 바뀐 위치가 어색하긴 마찬가지. 신영철 감독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팬들의 기억 속에 대한항공은 ‘만년 3등’이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되는 팀’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켜 다행스럽다”는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결승에 올라올 팀은 결정할 수 없다. 그저 우리 플레이부터 잘해야 한다. 누가 올라오든 우리가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 3주 간의 시간 동안 철저히 준비하겠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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