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게 ‘없는 살림’이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한화에도 분명히 4강을 향한 희망 시나리오는 있다. 기적은 뜻하지 않을 때 생기고, 꿈 역시 예기치 못한 순간에 이뤄진다.
첫째는 두 외국인 투수의 호성적이다. 다른 구단 용병들처럼 화려한 이력은 없어도, 훌리오 데폴라와 오넬리 페레즈 역시 ‘알짜배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데폴라는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져 기대가 크다. 요미우리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뒀고, 2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는 ‘용병 소방수’ 오넬리 역시 평가전에서 세 경기 연속 무실점하며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둘째는 당연히 ‘7억 신인’ 유창식의 10승이다. 한화가 구단 사상 최고 계약금을 안겼을 만큼 거물 신인임에는 분명하지만, 데뷔 첫 해의 성적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좋은 예는 18승을 따낸 한화 류현진, 나쁜 예는 부담감 때문에 3승에 그쳤던 SK 김광현이다.
한화는 유창식이 ‘류현진과 김광현 사이’ 정도만 해줘도 더 바랄 게 없다. 일단 첫 실전 등판은 1이닝 무실점으로 가볍게 끝냈다.
마지막 하나는 ‘또 다른 최진행’의 탄생이다. 풀타임 1군 첫 해에 30홈런을 치고 4번 타자로 자리잡은 최진행처럼 김강, 오재필을 비롯한 기대주들이 폭발해 주는 게 최선이다. 마운드보다 타선이 더 약한 팀 사정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일단 점수를 내야 승리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