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유치위 프레젠테이션 “통일의 꿈 도움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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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불가능했던 나의 꿈을 실현해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에 나선 한국이 FIFA 집행위원들에게 월드컵을 통한 남북 화해와 통일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월드컵유치위원회(위원장 한승주)는 1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2022년 월드컵 유치 희망국 프레젠테이션을 펼쳤다.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한국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먼저 마이크를 잡고 FIFA 집행위원들에게 "65년 전에 남북이 갈라진 한국은 세계 최후의 분단국으로 남아 있지만 한국민들은 통일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월드컵 유치는 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1946년 서울과 평양의 경평축구가 마지막으로 치러졌지만 다시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축구의 힘을 빌려 한반도의 평화와 상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열정의 유산'이라는 주제로 "축구는 제 삶의 전부다. 키 작고 평발인 내가 프로 선수로 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월드컵의 힘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2022년에는 축구 현장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축구공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을 것이다"며 "전 세계 많은 어린이가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싶다. 한국에 표를 던져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를 대표해 발표자로 나선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22년 월드컵의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은 한 세대 만에 빈국에서 국제 원조 공여국으로 발전했다. 한국 정부는 만반의 준비가 됐있다"고 발표했다.

또 한승주 유치위원장은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서 "이미 12개 개최 도시와 14개 경기장을 선정했다. 모든 경기장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여줄 것이다"며 "글로벌 축구펀드를 조성해 7억77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다. 한국은 미래를 건설하고 있다. 한국을 재발견해 달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정몽준 FIFA 부회장은 자신의 전쟁을 거친 유년 시절을 소개하면서 축구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1951년 전쟁 중에 부산에서 태어났다. 지난 60년 동안 살면서 한국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번영의 길을 걸어왔다"며 "전 세계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나 역시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며 차근히 얘기를 풀었다.

그는 "최근 한반도 평화가 깨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마도 한반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가까운 장래에 역사의 물줄기가 바뀔 것이다"며 "한국의 2022년 월드컵 개최는 한반도 주변 환경을 모두 바꿀 기회가 된다. 전 세계에 축구가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치위는 이날 프레젠테이션에 한국의 자연미와 축구 기반 시설을 홍보하는 영상물을 함께 보여주면서 한국의 월드컵 개최 의지를 함께 전달했다.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치른 호주는 캥거루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필립 노이스 감독이 직접 연출한 홍보 영화를 보여줘 눈길을 끌면서 사진물과 도표 위주로 프레젠테이션을 구성한 한국보다 신선한 느낌을 줬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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