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선동열 “윤석민 자책감 버려라, 나도 한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8월 27일 07시 00분


삼성 선동열 감독은 26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사구’ 충격으로 공황장애까지 겪고 있는 KIA 투수 윤석민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선 감독은 “윤석민이 지나치게 자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또 이번 일로 인해 타자와의 몸쪽 승부를 주저하면 안 된다. 투수가 몸쪽 승부를 못하면 타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며 윤석민을 동정했다.

선 감독은 이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고려대 3학년 때 한양대와 경기 도중 2학년 김상국(전 빙그레 포수)의 왼 팔뚝을 맞혀 골절상을 입혔던 아찔한 기억이다. 김상국은 이 부상 때문에 그 뒤 1년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선 감독은 “미안한 마음에 한양대 합숙소로 전화를 걸어 김상국에게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그 후로 한동안 심적 부담이 생겨 몸쪽 승부가 위축됐다”고 털어놓았다. 또 1985년 프로 데뷔전 당시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해 7월 2일 대구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장효조(현 삼성 2군 코치)와의 첫 타석에서 초구를 몸쪽으로 던진다는 게 그만 머리쪽으로 날아가 깜짝 놀랐다는 것. 특히 당시 ‘안타제조기’로 이름을 떨쳤던 장효조는 이후 선동열과의 대결에서만큼은 유독 약했다고. 선 감독은 “이후 타석에 들어서면 장 코치가 두 발 정도 뒤로 빠졌다. 그래서 계속 삼진을 잡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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