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가볍게 까치발만 뛰고도 덩크슛을 펑펑 터뜨렸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내리 7점을 혼자 뽑았다. 그저 키만 큰 게 아니었다. 4m 안팎의 점프슛은 던지는 족족 골망을 흔들었다. 가로채기에 이어 20m를 드리블한 뒤 가볍게 속공까지 성공시킬 만큼 날렵했다.
경복고 센터 이종현(16). 장차 한국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꼽히는 그의 위력은 대단했다. 19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고려대총장배 전국고교농구대회(주최 한국중고농구연맹, 주관 고려대, 후원 동아일보). 제물포고와의 남고 1부 A조 첫 경기에 출전한 이종현은 몸 풀듯 28분만 뛰고도 양 팀 최다인 22득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경복고가 66-42의 완승을 거뒀다.
키 205cm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공격뿐 아니라 무릎까지 내려올 정도의 긴 팔을 이용한 블록슛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수비능력도 돋보였다. 이종현은 “최고의 포스트맨이 되고 싶다. 힘과 체력을 보강하고 부상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고교 1학년이지만 그의 진로는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가 사활을 건 스카우트 전쟁을 예고했다. 서장훈 김주성을 능가한다는 평가 속에 몸값만도 5억 원을 육박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프로 직행 가능성까지 돈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동국대 서대성 감독은 “중거리슛과 블록슛 능력이 탁월하다. 대학 형들과 맞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아직은 미완의 대기인 만큼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종현뿐 아니라 연세대에 진학할 예정인 졸업반 주지훈(203cm)과 김기윤(182cm)이 활약한 경복고는 첫 단추를 쉽게 끼우며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A조의 광신정산고는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의 아들 이동엽이 23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군산고를 66-58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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