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젊은 피들, 희망의 골을 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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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탁된 윤빛가람 선제골 - 최효진 결승골

나이지리아와 리턴매치 2-1 승… 기분좋은 출발

조광래 감독의 취임 소감은 “이제 한국은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1년 뒤 일도 알 수 없을 때 조 감독은 이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조광래호’가 11일 씩씩하게 출범했고 새로운 색깔, 새로운 선수들로 축구 팬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조 감독이 직접 뽑은 선수들은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맞붙어 2-1로 승리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붙어 2-2로 비긴 뒤 49일 만의 리턴 매치를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키면서 승리로 이끈 것.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에 그것도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큰 모험을 걸었다. 3-4-2-1의 새로운 스리백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고 신구 멤버들 간 손발도 제대로 맞춰보지 못한 상황인데도 태극마크를 단 지 며칠 되지 않은 윤빛가람(20·경남), 조영철(21·니기타), 김영권(20·도쿄) 등 젊은 피를 대거 선발로 기용했다.

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주역들에 이들 젊은 유망주가 어우러져 한국 진영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윤빛가람과 최효진(서울)이 한 골씩 터뜨리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올해 경남에 입단해 조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윤빛가람은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했고 데뷔 선제골까지 터뜨려 앞으로 조광래호에서 중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이영표(알 힐랄), 기성용(셀틱), 최효진과 함께 미드필드 라인을 담당한 그는 경기 초반 페널티 지역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린 데 이어 전반 16분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최효진이 길게 던진 스로인을 받은 뒤 몸을 돌려 그대로 상대 문전 쪽으로 치고 나가 오른발 강슛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전반 26분 나이지리아 피터 오뎀윙기에(모스크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44분 최효진이 페널티 지역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절묘한 스루 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다시 한국 쪽으로 되찾아왔다.

후반 조 감독은 박지성, 박주영 등을 빼고 이승렬(서울), 홍정호(제주), 김보경(오이타) 등 젊은 선수들을 더 투입했지만 한국은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하프타임에 이운재(수원)가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중 박지성, 이영표 둘만 남았지만 한국 축구는 얼굴을 달리하며 계속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수원=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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