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美리그가 그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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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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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20 女월드컵’ 실버부트-실버볼 수상한 지소연

지소연의 어머니 김애리 씨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자택에서 딸이 2008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때 입고 뛰었던 유니폼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홍진환 기자
지소연의 어머니 김애리 씨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자택에서 딸이 2008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때 입고 뛰었던 유니폼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홍진환 기자
‘4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상 받은 ‘여자 펠레’ 마르타가 뛰는 WPS. 세계 여자축구의 스타들이 다 모여 있다. 그러나 한국 선수는 아직 없다…어머니가 좋아하는 찜질방을 차려주고 싶어 미국 가고 싶다는 지소연. 그녀는 오늘도 꿈을 꾼다.’

“어머니에게 찜질방을 차려주고 싶어요.”

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지소연(19·한양여대)은 1일 독일에서 끝난 여자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며 실버부트와 실버볼을 차지했다. 득점왕인 골든부트와 최우수선수인 골든볼 다음의 상이다. 지소연은 개인적인 소망으로 “어머니가 찜질방에 가는 것을 좋아하신다”며 찜질방을 차려주고 싶다고 했다.

소망을 이루기 위해 지소연은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특히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소연은 “귀국해 봐야 상황을 알 수 있다. 접촉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틈나는 대로 영어 공부를 하는 등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 한국선수들 밟지 못한 스타 경연장

“실버볼 탔어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여자 메시’ 지소연이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골든볼(최우수선수) 다음 상에 해당하는 실버볼 트로피를 높이 든 채 미소 짓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여자축구의 가장 큰 무대인 미국 프로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축구 선수는 없다. 사진 제공 대한축구협회
“실버볼 탔어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여자 메시’ 지소연이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골든볼(최우수선수) 다음 상에 해당하는 실버볼 트로피를 높이 든 채 미소 짓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여자축구의 가장 큰 무대인 미국 프로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축구 선수는 없다. 사진 제공 대한축구협회
영국(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세리에A) 등 유럽 무대가 최고인 남자 축구와 달리 여자는 미국여자프로축구(WPS·Women’s Professional Soccer)가 세계 최고의 리그다.

2009년 출범한 WPS에는 7개 팀이 있다. 이 외에도 W리그, WPSL(프리미어여자축구리그) 등 하부 리그에 70여 팀이 있다. WPS는 지난해 경기당 4600여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4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여자 펠레’ 마르타(브라질)를 비롯해 여자 축구 스타가 모여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선수는 없다.

WPS에서 뛰는 선수들의 연봉은 생각만큼 높지는 않다. 한 해 구단 예산이 30억 원 정도로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주기 힘든 상황이다. 마르타가 10만 달러(약 1억17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3만2000달러(약 3750만 원) 정도. 월드컵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지소연이 진출한다면 평균 연봉 이상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실업팀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받는 연봉은 상한선이 4000만 원이다.

○ 진출 가능성 반반, 성공 가능성도 반반

지소연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반반이다. 한국 선수로 해외 진출을 한 경우는 지난해 대교 소속의 박희영과 차연희가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단한 것이 전부다. 지소연이 미국에 진출한다면 미국 진출 1호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실력 있는 유럽 선수들이 즐비하고 몸싸움에 능한 체격 좋은 선수 사이에서 비교적 작은(161cm) 지소연이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했다. 하지만 아직 젊은 데다 성장할 여력이 있고, 기술이 좋다는 점을 높이 사면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종관 전 여자대표팀 감독은 “미국 무대에서 뛴다면 스트라이커가 아닌 플레이메이커로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좋은 선수가 많은 무대인 만큼 지소연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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