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를 거두고 가겠다. 그러나 승리보다 중요한 게 옥석 가리기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머릿속은 온통 27일 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위한 최상의 전력 꾸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세계랭킹 47위)은 16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36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테스트인 이 경기를 끝으로 대표팀은 일본-오스트리아-남아공으로 이어지는 긴 원정길에 나선다.》
○ 26명과 해외 원정길
허 감독은 이 경기를 본 뒤 30명의 예비 엔트리에서 4명을 탈락시킬 계획이다. 최종 엔트리는 23명이지만 부상 등 변수에 대비해 26명을 확정해 원정길에 나선다.
승선이 확정적인 해외파들과 달리 입지가 불안한 일부 국내파들에겐 이번 평가전이 자신을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가장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격전지는 수비 라인. 김형일 황재원(이상 포항) 강민수(수원) 가운데 한 명은 짐을 쌀 가능성이 높다. 미드필드 라인에선 조원희(수원)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 김치우(서울)가 생존 경쟁에 나선다. 공격수 자리도 마음 놓을 단계는 아니다. 신예 이승렬(서울)과 부상에서 회복한 염기훈(수원) 등이 끝까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박주영 파트너는 누구
옥석 가리기도 관심사지만 공격 라인 정비도 과제다. 공격 라인 한 자리가 확정적인 박주영(AS모나코)은 허벅지 부상으로 이번 경기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정환(다롄)과 이근호(주빌로)도 리그 일정 때문에 평가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이동국(전북) 이승렬 염기훈이 실력을 입증할 기회를 얻은 셈. 이동국은 “월드컵은 언제나 꿈의 무대였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입지를 다지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승렬 역시 “월드컵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남아공행 티켓을 양보하지 않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에콰도르, 국내파 18명 출전
한국과 맞붙을 에콰도르는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에 대비한 가상의 적.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고, 이번 남미 지역 예선에선 5위 우루과이에 승점 1점 차로 뒤진 6위에 머물러 본선 진출의 꿈을 접었다. 지역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와는 두 번 만나 1승 1무를 거뒀다. 에콰도르는 이번 한국전에 해외파가 빠진 국내파 18명으로 원정 명단을 꾸렸다. 하지만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여럿 포함돼 있는 데다 조직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여전히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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