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1일 2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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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장 단상 앞에는 길이 593cm의 떡이 놓여 있었다. 그 위에는 '축 2009시즌 최다 관객 돌파'라고 적혀 있다. 1982년 출범 이후 최다 관중(592만 5285명)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관중을 포함해 최다 입장 수입(338억 원) 등 역대 가장 풍성한 시즌을 보낸 프로야구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쳤다.

KIA 4명 최다… 두산 2명 배출

역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한 팀이 배출한 최다 수상자는 6명. 1991년 해태(우승), 2004년 삼성(준우승)이 그랬다. 5명이 나온 경우가 7번 있는데 그 중 5번이 우승팀이었다.

올 시즌 12년 만에 V10(10회 우승)을 달성한 KIA는 7명이 후보에 포함됐다. 우승 프리미엄에 힘입어 역대 최다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지만 단상에 오른 선수는 아킬리노 로페즈(투수), 김상훈(포수), 최희섭(1루수), 김상현(3루수) 4명이었다. 모두 처음 받아든 골든글러브였다. 두산이 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거두며 우승을 이끌었지만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나지완에게 내줬던 로페즈는 유효 투표 341표 가운데 210표를 얻어 롯데 조정훈(50표), SK 김광현(49표)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때의 아쉬움을 달랬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유격수 부문에서는 두산 손시헌이 히어로즈 강정호를 159-122로 눌렀다. 두산 김현수는 외야수 부문에서 323표(94.7%)를 얻어 최다 득표의 주인공이 됐다. 식전 행사에서 화려한 춤 솜씨를 뽐낸 롯데 홍성흔은 지명타자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했다.

KIA 김상현 화려한 피날레

올 정규시즌 MVP 김상현은 3루수 부문에서 286표를 얻어 무난히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두산 김동주(25표), 롯데 이대호(13표) 등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버티고 있는 포지션이지만 올해 홈런(36개), 타점(127개) 선두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상현을 넘볼 수는 없었다.

2000년 프로 유니폼을 입고 이듬해 1군 무대에 데뷔한 김상현은 지난해까지 MVP나 골든글러브는 물론이고 개인 타이틀 하나 얻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활약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김상현은 시즌 초 LG에서 KIA로 이적한 뒤 눈부신 활약을 했고 원하던 것을 모두 이뤘다. 그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역대 정규시즌 MVP 가운데 황금장갑을 끼지 못한 선수는 1998년 MVP 타이론 우즈(OB)뿐이다. 성적이 뛰어났지만 1루수 부문에서 '국민타자' 이승엽에게 밀렸다. 원년 MVP 박철순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지만 그 해에는 유일하게 수비율로 수상자를 선정해 투타 성적과는 관계가 없었다.

김상현은 "2군 선수들이 언젠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야구만 할 수 있게 도와준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어제 돌아가신 할머니께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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