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김용대, 승부차기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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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3일 07시 00분


2009 프로축구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성남일화 대 인천유나이티드 경기가 2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승부차기에서 성남일화 김용대가 인천유나이티드 유병수의 슛팅을 막아낸 후 기뻐하고 있다. 성남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2009 프로축구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성남일화 대 인천유나이티드 경기가 2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승부차기에서 성남일화 김용대가 인천유나이티드 유병수의 슛팅을 막아낸 후 기뻐하고 있다. 성남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연장 후반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깜짝쇼’를 연출했다.

골키퍼 정성룡이 자신의 유니폼을 벗고 필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자 관중들은 웅성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김정우와 교체 투입된 선수를 보고는 또 한번 깜짝 놀랐다. 골키퍼 김용대였기 때문이다. 신 감독이 승부차기를 대비한 포석이었던 셈. 이 깜짝쇼는 시나리오대로 적중했다. 곧바로 종료 휘슬이 울렸고 ‘11m의 러시안 룰렛’인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성남의 골문은 김용대가 지켰고, 인천은 송유걸이 버텼다. 김용대는 인천의 첫 번째 키커 유병수의 볼을 쳐낸데 이어 이어 4번 키커(정혁)의 슛도 몸으로 막아냈다. 2-2 상황. 여기서 등장한 성남의 5번 키커는 김용대.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 킥을 준비하는 다른 선수와 달리 볼과 불과 1m 뒤에 선 김용대는 침착하게 오른쪽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이어 인천의 마지막 키커 챠디가 크로스바 위로 볼을 띄우면서 승부는 갈렸다.

성남은 2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연장 접전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김용대의 맹활약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이로써 성남은 전날 FC서울을 승부차기에서 꺾은 전남 드래곤즈와 25일 오후 7시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준PO(단판승부)를 갖는다.

이날 성남은 사샤(전 48분)와 조병국(연장 후 2분)이 퇴장 당했고, 신태용 감독마저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 승리해 기쁨은 두 배가 됐다.

포백과 스리백을 통해 양 팀의 전술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포백의 성남은 김정우 이호의 중앙 미드필드 장악, 공격수 라돈치치와 몰리나의 개인기에 승부를 걸었고, 원정팀 인천은 임중용 장원석 김영빈의 스리백이 맨투맨으로 나서며 빠른 역습을 노렸다. 상황이 복잡하게 된 시점은 전반 종료 직전. 성남 사샤가 그라운드에 넘어진 상대를 밟았다는 이유로 퇴장 당했고, 여기에 항의한 성남 신태용 감독도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적 열세였지만 선제골은 성남 몫이었다. 연장 전반 10분, 장학영이 왼쪽 코너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라돈치치가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연장 후반 2분 성남 조병국이 퇴장 당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고, 5분 뒤 인천 김민수의 왼발 슛으로 균형을 이루면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편 전남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FC서울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후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겨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성남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사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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