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김현수, 잔디 만지작…우천취소 어필

  • 입력 2009년 8월 13일 08시 18분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잠실구장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우천 취소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후가 되면서 빗줄기가 잦아들었고, 윤동균 경기감독관은 경기를 강행했다. 그러나 아침부터 내린 비 때문에 잔디가 물을 흠뻑 먹어 상당히 미끄러웠다.

경기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덕아웃으로 나온 두산 김현수(21·사진)는 그라운드 상태를 확인하더니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윤 경기감독관을 바라봤다. 이후 “안녕하십니까”라며 큰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후 쭈그리고 앉아 손으로 잔디를 연신 만졌다. 경기하기 어렵다는 일종의 어필이었다. 윤 경기감독관은 김현수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하고 호통을 쳤지만 잠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 미끄러지는 제스처까지 취해보였다. 화도 못 내게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자꾸 어필하는 김현수를 보던 윤 경기감독관은 “(김)현수는 경기한다고 하면 묵묵하게 하는 편인데 저 놈도 이제 프로선수가 다 됐나 보다”며 “팀 선수들이 혹 부상을 당할까 걱정되는 마음에서 저런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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