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입도 발도 든든…오 마이 캡틴

  • 입력 2009년 6월 19일 08시 30분


허정무호 박지성의 존재감 5골·2AS 맹활약…대표팀 버팀목 우뚝

20년 만의 예선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허정무호. 초반 불안감을 떨치고 승승장구한 대표팀의 성공 뒤에는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란 든든한 거목이 있었다. A매치 81경기 출전에 11골. 8경기당 평균 1골 가량 터뜨리는 셈이니 수치상 결코 높다고 할 수 없지만 박지성이 주는 존재감은 단순한 ‘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최다 골…온 몸이 무기

히딩크 감독부터 베어벡 감독까지, 수년간 이어진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종식시키고 2007년 12월 출범한 허정무호에서 박지성은 자신이 보유한 전체 기록의 절반에 가까운 5골을 뽑아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발휘해온 박지성은 꾸준히 포인트를 올려 대표팀의 기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온 몸이 무기였다. 박지성은 절묘한 공간 돌파로 파울 유도는 말할 것도 없고, 강점인 오른발은 물론 왼발과 머리까지 고루 활용해 골을 기록했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첫 출전 무대인 작년 2월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시아 3차 예선 홈경기(4-0 승)을 시작으로 5월 요르단과의 3차 예선(2-2 무), 10월 UAE와 최종예선 (4-1 승)까지 내리 오른발로 득점한데 이어 올해 2월 이란과 최종예선 원정전(1-1 무)에선 헤딩 동점골을 뽑았다. 17일 이란과 최종예선 최종전(1-1 무)에선 왼발 동점포. 그간 어시스트도 2개나 올렸으니 ‘만점활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라운드 밖의 존재감

‘캡틴’이 던지는 의미와 꾸준히 언급되는 리더십은 차치해도 박지성이 뛸 때와 뛰지 않을 때는 분명 큰 차이가 있었다. 허정무호 첫 우승이란 결실에도 불구, ‘졸전’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은 동아시아선수권이 대표적인 케이스. 필드 밖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이란 원정을 준비할 때 상대 스타 네쿠남이 “10만 관중의 아자디는 한국에 지옥이 될 것”이라고 자극하자 박지성은 “천국이 될 지, 지옥이 될 지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응수했고, 이란과의 홈경기를 앞두고는 “이란은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다. 천국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고트비 이란 감독을 당황케 했다. 뿐만 아니라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2010남아공월드컵이 내 축구인생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은 ‘유종의 미’를 향한 집념임을 알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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