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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19일 0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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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축구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최종전에서 득점 없이 비기며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18일 새벽(한국시간), 이 소식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란 듯 빅뉴스로 다뤄졌다. 특히 사상 첫 남북한 동반 진출이라는 의미가 부각되며 긴급하게 타전됐다. 남북이 1930년 월드컵이 창설된 이후 함께 지구촌 최대의 축구 제전에 동반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분단국가가 동시에 본선에 오른 것은 1974서독월드컵에서 개최국 서독과 동독이 나란히 진출한 이후 두 번째.
국제축구연맹(FIFA)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북한선수단이 인공기를 들고 손을 흔드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배치했고, 1966년 월드컵 당시 동영상 자료를 띄우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외신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AFP는 “다른 ‘두 코리아’가 내년에 남아공에 함께 간다”고 전했고, 로이터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북한은 견고한 수비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닛칸스포츠도 “아시아 최초로 8강에 올랐던 북한과 4강 주역 한국이 월드컵에 함께 나가는 것은 세계적 이슈”라고 동조했다.
물론, 외교적인 시각과 사회학적 분석이 담긴 기사도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와 더 타임즈는 “환대받은 66년과는 달리 최근 북한은 독재와 핵무기로 온갖 오명을 뒤집어썼다. 지구촌에서 가장 베일에 가려진 국가의 2번째 월드컵 진출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전하는 한편, “서구에선 색다른 문화이긴 해도 오랜 합숙과 절제된 생활, 목표를 향한 집념이 기적을 일궜다”고 덧붙였다. 북한 매체도 모처럼 신속한 보도로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팀은 조 2위를 차지해 남아프리카에서 열릴 월드컵 참가 자격을 얻었다”고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