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오사카 기적’

  • 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스리위자야, 中산둥 꺾어줘

亞챔스리그 첫 16강행 티켓

20일 오후 11시. 늦은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오던 프로축구 FC 서울 셰놀 귀네슈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함께 있던 코칭스태프들도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 시간 뒤인 밤 12시 무렵. 일본 오사카 닛코 이바라키 호텔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했다. 5층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던 서울 선수들은 복도로 뛰어나와 서로 껴안았다. 귀네슈 감독도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도하의 기적’을 기억하는 축구팬이 많다. 축구대표팀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본선 진출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한에 이기고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 열린 일본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이라크가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뜨린 덕분에 극적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20일 오사카에서도 기적이 일어났다.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산둥 루넝(중국)과 스리위자야(인도네시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갈리게 됐다. 기적은 일어났다. 최약체라 불리던 스리위자야가 산둥을 4-2로 이겼다. 덕분에 서울은 챔피언스리그 첫 진출에 16강행을 이뤘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가 20일 경기를 끝으로 조별리그를 모두 마쳤다. 16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주목할 점은 일본 프로축구의 강세다. 일본은 4개 팀이 모두 16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나고야 그램퍼스, 감바 오사카, 가시마 앤틀러스는 조 1위로 통과했고 가와사키 프론탈레만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반면에 K리그는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 서울이 16강에 올랐고 울산 현대는 탈락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최강이라고 여겼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체면을 구겼다. 2006년 전북 현대가 우승한 게 마지막. J리그는 꾸준히 16강에 팀을 진출시켰고 2007년부터 2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오사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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