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못해도 2만…“갈매기! 고맙데이”

  • 입력 2009년 5월 4일 07시 51분


‘그래도 희망이 있다.’ 최하위로 처져있는 롯데가 속으로 되뇌고 있는 주문이다.

부산 팬들의 여전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롯데는 1일부터 3일까지 두산과의 사직 3연전 동안 총 7만1509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1일에는 2만6803명, 2일에는 2만5776명이 관중석을 거의 메웠다. 경기 전 비가 흩뿌리고 하늘이 흐렸던 3일에만 2만명에 못 미쳤을 뿐(1만8930명)이다.

물론 주말 홈경기마다 줄줄이 만원 관중을 기록한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다. 지난 시즌 롯데는 초반부터 상위권으로 달려 나갔지만 올해는 4월 한달간 8승15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면서 최하위로 처졌으니 말이다. 지난해 13승을 올린 에이스 손민한이 아직 단 1이닝도 던지지 못했고, 지난해 3할타자 조성환은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불운이 겹쳤다.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지난해 타격 2위 홍성흔은 아직 제 실력을 못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정도 관중을 동원하고 있으니 구단 입장에서는 더 고마울 수밖에. 2일 프로야구가 13년 만에 최소경기(96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데에도 롯데가 큰 공을 세웠다. 2일까지 총관중 101만9068명 중 5분의 1이 넘는 숫자(21만5899명)가 사직 팬들이었으니 말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믿을 수 없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이렇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필요성을 느낀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병상에서 TV로 경기를 봤다는 조성환도 “팬들이 야구장에 생각보다 더 많이 오셨더라. 정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아직은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사직 팬들의 ‘못 말리는 사랑’ 덕분이었을까. 3연전 마지막 날 롯데는 모처럼 투타에 걸쳐 힘을 냈다.

선발 송승준은 6이닝 5안타 2실점으로 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시즌 첫 승을 올렸고, 간판타자 이대호도 6회 결승 2루타를 날리며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보답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550만 관중을 목표로 내세웠다. 롯데의 분발이 더 절실한 이유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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