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발은 아름다웠다’ 이봉주,40번째 풀코스 완주

  • 입력 2009년 3월 15일 12시 23분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9.삼성전자)가 감동적인 레이스로 마지막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봉주는 15일 열린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16분46초를 기록, 1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개인 통산 40번째 엘리트 풀코스 완주.

마지막 풀코스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봉주는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돼 시원섭섭하다. 선수로서는 은퇴하지만 계속해서 마라톤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록보다는 풀코스 완주에 초점을 맞춘 이봉주는 25km부터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그렇지만 이봉주는 ‘불굴의 마라토너’답게 끝까지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았고, 혼을 담은 역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 노장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봉주의 마지막 풀코스 완주로 관심을 모은 이번 대회 우승은 케냐의 모세스 아루세이(26)에게 돌아갔다. 30km를 지나면서 단독선두로 나선 아루세이는 2시간7분54초를기록,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파리마라톤에서 수립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06분50초) 경신에는 실패했다. 아루세이는 8만 달러의 우승상금과 2만5천 달러의 타임보너스를 받았다.

2위는 에티오피아의 데제느 이르다웨(2시간8분30초)가 차지했고, 3위는 케냐의 실베스터 테이멧(2시간10분11초)에게 돌아갔다.

한국선수중에는 ‘포스트 이봉주’ 지영준(28.경찰청)이 2시간10분41초를 기록해 5위에 올랐다. 그렇지만 본인최고기록(2시간8분43초)을 바꾸지는 못했다.

황준현(22.한국체육대학)이 2시간11분39초로 8위에 올라 한국마라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고, 이명기(26.국민체육진흥공단)도 본인최고기록을 2분27초 앞당긴 2시간13분55초의 기록으로 9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로베 톨라 구타(24)가 2시간25분37초로 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선영(25.안동시청)은 2시간27분48초로 개인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 세종로 네거리를 출발점으로 을지로→청계천→종각→동대문→서울숲→잠실대교→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2만명이 넘는 건각들이 출전해 서울을 마라톤 축제로 수놓았다.

이번 대회는 유로스포트, CCTV 등 세계 56개국으로 중계됐다

<2009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 엘리트 부문 구간별 경기 내용 정리>

▲5km 구간 - 이봉주, 풀코스 완주 위해 여유 있는 레이스

이봉주는 40번째 풀코스 완주를 위해 무리한 레이스를 자제하고 있다. 이봉주는 선두그룹에서 조금 떨어진 상태에서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달리고 있다. 약 25명으로 형성된 엘리트 선두그룹은 15분03초로 5km 지점을 통과했다. 15분03초는 한국기록과 같은 페이스. 지난 대회에서는 이 구간에서 14분43초를 기록했다.

▲10km 구간 - 이봉주, 보폭과 팔동작 흔들림 없어

이봉주가 10km 구간을 지나면서도 안정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보폭과 팔동작에서 큰 변화없이 초반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봉주는 선두와 조금 떨어진 그룹에서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다. 선두그룹의 10km 통과기록은 30분00초. 한국기록에는 5초가량 뒤지지만 2시간7분대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기록이다. 선두그룹은 약 15명으로 줄어들었다. 10km 구간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이봉주 등 선수들을 격려했다.

▲15km 구간 - 김민, 계속해서 선두그룹

한국마라톤의 기대주 김민(20.건국대)이 15km 구간까지 선두그룹에서 달리는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선두그룹의 15km 통과기록은 45분34초. 한국기록(45분)과는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청계천을 돌아나오는 이 구간에서 오버페이스를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선두그룹이 안정감이 있는 모습이다. 이봉주는 초반보다 조금 더 선두그룹에서 밀려났다.

▲20km 구간 - 선두그룹 9명으로 압축

20km 구간을 지나면서 선두그룹이 9명으로 압축됐다. 15km까지 선두그룹을 유지했던 김민(20.건국대)이 밀려났지만 ‘포스트 이봉주’ 지영준(28.경찰청)과 황준현(22.한국체육대학)이 아프리카 선수들과 어깨른 나란히 하고 있다. 선두그룹의 20km 통과기록은 1시간00분37초. 한국기록(1시간00분01초)에는 36초 뒤진 기록이다. 이봉주도 20km 구간을 지나면서 40번째 풀코스 완주의 가능성을 높였다.

▲25, 30km 구간 - 지영준, 젖 먹던 힘까지

지영준이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선두그룹에 남아 있다. 선두그룹에 남아 있는 선수는 7명. 본인 최고기록인 2시간8분43초 돌파를 기대할만하다. 이봉주도 30km지점을 통과, 풀코스 완주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지친 모습이 역력하지만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이 이봉주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35km 구간 - 모세스 아루세이의 독주

30km를 지나면서 모세스 아루세이(케냐)의 독주가 펼쳐지고 있다. 2008 파리마라톤에서 2시간06분50초로 2위에 올랐던 아루세이는 같이 뛰던 선수들을 따돌리고 단독선두로 나섰다. 2위와의 격차가 아루세이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루세이의 35km 통과기록은 1시간46분08초. 한국기록(1시간45분30초)에는 38초 떨어진다. 지금 페이스라면 2시간8분대 기록이 예상된다.

▲42.195km 결승선 - 아루세이 우승, 지영준 5위

일찌감치 선두로 나선 아루세이가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루세이는 2시간7분5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기록(2시간07분06초)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7분대 기록을 수립하면서 2만5천 달러의 타임보너스를 받게 됐다. 한국선수중에는 지영준이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봉주도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이봉주는 마지막 무대에서 2시간16분45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개인 통산 40번째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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