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도깨비 방망이도 삼킨다”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한국 오늘 첫경기… 선발 류현진 “힘에는 힘”

이종욱-고영민은 “발야구로 상대수비 교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훈련했다.

6일 대만전 선발로 예정된 류현진(한화)이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이 달려와 중단시켰다. 오후 9시에 선발 투수를 예고하는데 그때까지만이라도 보안 유지를 해야 한다는 김인식 감독(한화)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예민한 반응이었다. 그만큼 대만전에 신경을 쓴다는 방증인 셈.

대만은 ‘도깨비 팀’이다.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으면서도 중요한 고비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2003년 ‘삿포로의 굴욕’, 2006년 ‘도하의 치욕’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절대 강자 SK는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의 퉁이에 무릎을 꿇었다.

대만은 이번에 최강의 전력을 꾸리지는 못했다. 국가 영웅인 왕젠민(뉴욕 양키스)을 비롯해 메이저리거는 모두 빠졌다.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의 갈등으로 자국 리그 선수도 마음대로 뽑지 못했다.

하지만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대만의 전력은 결코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대만 전력 분석을 맡은 유남호 기술위원은 “주전이 많이 빠졌지만 얕볼 상대가 아니다. 타자들은 힘이 좋고 투수들은 까다로운 스타일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전 선발로 나서는 클리블랜드 마이너리그 출신 리전창은 최고 시속 150km의 직구에 슬라이더, 커터 등 변화구가 뛰어나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막강 쿠바 타선을 상대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뺏으며 3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대만의 강점은 마운드보다는 타선이다.

대만 예즈셴 감독도 “타격은 지금 상태만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24세의 왼손타자 린이취안(싱눙)은 2일 요미우리와의 평가전에서 홈런 1개, 2루타 2개를 터뜨렸다. 3일 세이부와의 경기에서도 3안타를 몰아쳤다.

4번 타자로 나설 것이 유력한 오른손 타자 펑정민(슝디)은 지난해 대만 리그에서 타율 0.391을 기록한 정교한 타자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대만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3할 타율을 올렸다.

하지만 대만은 두 번의 평가전에서 3개의 실책을 하며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이종욱, 고영민(이상 두산), 정근우(SK), 이용규(KIA) 등 빠른 주자를 앞세운 ‘발 야구’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첫 경기를 놓치면 일이 꼬인다. 패자 부활전에서 중국을 잡아도 다시 대만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도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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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승건 기자


▲동아일보 이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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