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캐피탈 V리그 참가 ‘오락가락 행정’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9시 20분


프로배구 신생팀 우리캐피탈이 V리그 참가시기를 놓고 여러 차례 갈팡질팡 행보를 보여 도마에 올랐다.

우리캐피탈은 당초 2009-2010시즌 KOVO컵부터 정식 참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V리그 개막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9월 중순, 갑작스레 올 시즌부터 참가하겠다고 태도를 바꿨고 “올 시즌부터 뛰려면 기본적인 전력을 갖춰야 한다. KOVO 규정대로 8명의 신인 우선지명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당장 기존 몇몇 구단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존 구단들은 올해 초 이사회를 통해 KEPCO45(한국전력)에 1라운드 1순위와 2라운드 1-3순위를 주고 드래프트 지명권 순위는 올해에 한해 4위팀 60%, 3위팀 30%, 2위팀 10%의 확률추첨제를 실시하기로 이미 합의했기 때문. 이 과정에서 “배구 발전을 위해 올해부터 리그에 참여하려는 것이다”는 우리캐피탈과 “창단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갑자기 마음을 바꾼 저의가 뭐냐”는 몇몇 구단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결국 14일 오전 KOVO 이사회에서 우리캐피탈 요구가 전격 수용되면서 문제는 일단락됐다. 우리캐피탈은 올해 1라운드 2-5순위와 내년 1라운드 1-4순위 신인 지명권을 확보하게 됐다. 문제는 우리캐피탈이 참가 시기가 결국 내년으로 결정된 것. 이날 이사회에서 박상설 사무총장이 “올해는 체육관과 선수 수급 등의 사정으로 참가하기 어렵다”는 우리캐피탈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우리캐피탈이 유망주 확보를 위해 올해 참가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실속만 챙긴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설사 의도한 것은 아니었더라도 코칭스태프와 선수 수급, 홈구장 마련 등의 산적한 문제는 뒤로 하고 덜컥 올 시즌 참가 의사부터 밝힌 것은 주먹구구식 행정의 표본 아니냐는 비판을 듣기에 충분하다.

배구계 관계자는 “배구단 창단은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적극 도와야 한다. 그러나 우리캐피탈이 미숙한 행정으로 배구계 갈등을 키웠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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