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핀 ‘야구사랑’ 체전서 활짝

  • 입력 2007년 10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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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7년 만에 (홈런) 하나 넘기자.” “오호∼ (공이 시속) 120km는 나오겠는데.”

8일 광주 무등야구장 벤치는 왁자지껄했다.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걸쭉한 입담들이 오갔다.

이날 경기장에선 전국체육대회(체전) 사상 첫 동호인 야구경기가 열렸다. 이번 체전에는 야구와 유도, 정구가 새로 추가돼 동호인 종목이 13개로 늘어났다.

동호인 야구는 전국에 팀이 4000여 개에 이르고 1, 2, 3부로 리그를 나눠 경기를 할 정도로 인기다. 이번 체전 참가자는 대개 고등학교나 대학교 선수 출신. 이들은 프로에서 꽃을 피우지 못해 회사원이나 중고교 코치 등으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주 휴일 경기를 하는 ‘야구선수’다.

동호인 야구는 알루미늄 방망이를 사용하고 7회까지 밖에 열리지 않지만 실력만은 ‘프로급’이었다. 인천과 광주의 대결에서는 1개의 실책만 나왔고 양 팀 합해 볼넷은 5개뿐이었다. 깔끔한 병살 처리와 시원한 홈런포도 나오며 광주가 3-2로 이겼다.

광주 시민 조연옥(26) 씨는 “프로야구 못지않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인천 팀 김충민(38) 선수는 “지역 대표로 체전에 참가하니 뿌듯하고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경기 개최 여부가 개막 3주 전에야 통보되는 탓에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 인천 광주 경남의 4곳만 참가했다. 경기가 평일에 치러지고 별도 경비 지원이 없는 것도 ‘직장인 야구단’에는 부담이다.

대한체육회 경기운영부 이옥규 차장은 “운영비 한계 등 어려운 점이 많지만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함께 체전에서 뛴다는 점에서 동호인 종목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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