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아시아경기]이규혁 ‘총알 탄 사나이’

  • 입력 2007년 2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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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의 올림픽과 네 번의 아시아경기 출전.’

13세의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았던 ‘스피드 스케이팅 신동’ 이규혁(서울시청)이 걸어온 발자취다.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 이규혁은 번번이 메달 획득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지난해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서 그는 0.05초 차로 4위로 밀렸고 4차례의 올림픽에서 결국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러나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변화가 왔다.

29세로 어느새 은퇴를 고려할 나이가 된 이규혁은 1일 중국 창춘 우환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 동계아시아경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 09초 86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전성기를 다시 열었다. 1500m 우승에 이어 대회 2관왕. 2003년 아오모리 대회 2관왕(1000m, 1500m)까지 2개 대회 연속 2관왕이다.

이규혁은 “올 시즌은 하는 일이 모두 잘된다. 세계 스프린트 대회 직후 이 대회에 참가하느라 피곤할 만한데 이상하게 괜찮다. 욕심을 버리니 몸이 가볍다”고 말했다. 이규혁은 지난달 22일 노르웨이에서 열린 스프린트 세계선수권(500m, 1000m 레이스 합산)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었다.

이날 남자 1500m는 한국 선수들이 1∼3위를 휩쓸었다. 문준(성남시청)과 최재봉(동두천시청)이 1분 10초 45와 1분 10초 92의 기록으로 선배 이규혁의 뒤를 따랐다.

남녀 컬링 결승이 열린 창춘 시립스케이팅링크에서도 승전가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한국 남자 컬링대표팀(강원도청)과 여자 대표팀(전북도청)은 각각 일본과 결승전을 벌여 3-2, 7-6으로 승리하며 동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남자 대표팀은 마지막 10엔드에서 2-2 동점을 허용해 연장전에 들어간 뒤 연장 1회전에서 1점을 추가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대회 때 은메달을 땄던 여자 대표팀은 2-6으로 뒤지다 9엔드와 마지막 10엔드에서 각각 3점, 2점을 추가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컬링에서 일본을 상대로 2개의 금메달을 딴 덕분에 한국은 금 9, 은 12, 동메달 9개로 일본(금 8, 은 4, 동 10)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중국은 금 15, 은 15, 동메달 18개로 사실상 종합 1위를 확정 지었다.

한편 알파인 스키 국내 1인자인 강민혁(용평리조트)은 지린 베이다후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남자 대회전에서 1, 2차 합계 2분 09초 93으로 일본의 이구타 야스히로(2분 09초 34)에게 0.59초 뒤져 2위에 머물렀다. 김우성(단국대)이 2분 10초 79로 3위.

창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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