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택 체육회장 "끝까지 후보 사퇴안하겠다"

  • 입력 2005년 2월 18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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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택(李衍澤) 대한체육회장은 23일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자신의 성남 땅 헐값 매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서는 한편 선거에 끝까지 임할 것을 밝혔다.

이 회장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정치권과 특정 지역 인사들이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치 선거 못지않은 혼탁과 과열 양상이 안타깝지만 후보를 중도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검찰이 수사 중인 남서울 파크힐 주택단지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건축업자로부터 청탁을 받고 대가 성으로 이를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인허가 과정을 A4용지 2장에 연도별로 정리해 배포한 이 회장은 "건축 인가는 1996년 대법원 판결로 이미 확정됐고 성남시가 98년 시조정위원회를 통해 상수도와 공동오수정화조, 진입로의 주민 자체 개설을 전제로 이를 허가했기 때문에 2000년 8월 토지를 매입한 내가 관여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토지 매입 배경에 대해선 "25년간 친교를 나눈 최만립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고문이 지주자치회장으로서 권유했고 절친한 고향 동문인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문제점과 전망을 물어본 뒤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장은 "1필지 383평이 아들 내외가 살기에는 너무 넓다고 생각돼 191평만 우리가 구입하고 나머지는 내 권유로 김 시장이 돈을 내고 동서 명의로 등기했다"고 말했다.

2000년 1억8800만원을 주고 산 땅이 등기를 한 1년 만에 5억4000만원으로 올라 3억여원의 차액이 발생한 데 대해선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았고 최근 비서를 시켜 조사를 해보니 2000년 당시 평당 공시지가가 42만원이어서 매입가 50만원은 크게 무리가 없었다"고 밝혔다. 2001년 건축시행사가 시가 차익을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모든 창구는 조합이었기 때문에 그쪽 관계자는 만난 일도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선거를 코앞에 둔 시기에 이뤄진 검찰 수사에 대해선 "내가 직접 말할 수는 없고 짐작으로 이해해 달라"며 우회적으로 외부세력의 개입을 시사했다.

한편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 사무국 직원들로 구성된 중앙경기단체사무국연맹(회장 김동현 볼링협회 사무국장)은 18일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즈음하여'라는 성명을 내고 특정 후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우려를 표명하며 공정한 선거를 촉구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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