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6월 30일 18시 0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예전의 폭발적인 인기는 어느덧 사라지고 고교야구는 선수, 동문, 학부모 '그들만의 잔치'로 퇴색해 버렸다. 당연히 운동장 스탠드는 젊은남녀 대신 아줌마 아줌마들의 차지. 그런데 이런 동대문 운동장에 갑자기 한줄기 빛이 비춰졌다.
갑자기 화려한 복장과 현란한 안무, 거기에 미모까지 갖춘 전문 치어리더들이 등장한 것. 이들이 음악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는 순간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의 시선은 인창고 응원석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인창고가 치어리더를 동원하게 된데는 말 못할 속사정이 있다.

9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이 학교는 4년만에 황금사자기 8강 진출했지만, 동문들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응원 경험이 부족한 상태. 상대는 열성 동문들이 많기로 유명한 덕수정보고 였다. 덕수정보고 응원단은 대회주최사가 알아서 덕수의 경기 시간대를 야간으로 잡아놓을 정도로 파워를 갖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인창고의 동문들과 학부모들이 선수들 기죽지 말라고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응원도구와 치어리더까지 동원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력은 실력일뿐. 이날 경기에서 치어리더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인창고는 초반 3대 0으로 앞서가면서 미인계 덕을 보는 듯 했지만, 경기장의 3분의 2를 메운 덕수정보고 OB들의 인해전술 앞에 결국 7대 5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권지호 예스스포츠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