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여자 최강=남자 최하위권'

  • 입력 2003년 5월 25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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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최강=남자 최하위권'수준.

'혹시나'했지만 '역시나'였다. '여자골프 지존' 소리를 듣는 아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이지만 남자무대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세기의 성(性)대결'로 전 세계 골프팬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미국PGA투어 콜로니얼(총상금 500만달러)에서 예선탈락(커트라인 1오버파 141타)한 소렌스탐의 성적은 공동96위(5오버파 145타). 전체 출전선수 111명중 남자선수 11명을 제치기는 했지만 스캇 호크(미국)의 예상대로 'PGA와 LPGA의 현격한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우선 PGA의 코스길이가 LPGA선수에게는 역시 벅찼다. 소렌스탐에게 예선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안겨준 콜로니얼CC는 파70에 7080야드. 반면 LPGA대회 코스는 기준타수가 2타나 많은 파72에 평균 6400야드 안팎.

골프장비가 눈부시게 발달했고 소렌스탐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거리'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그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평균 268야드로 출전선수 가운데 100위에 그쳤다.<표참조>

때문에 남자선수보다 월등히 뛰어난 86%의 페어웨이 적중률(공동3위)도 큰 의미는 없었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페어웨이 우드나 롱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서 버디찬스를 만들기는 역부족이었다. 쇼트아이언으로 높은 탄도와 강력한 백스핀으로 핀을 직접 공략하는 남자선수와 달리 소렌스탐은 안전하게 그린 중앙을 겨냥, 파세이브하는 데 급급했다.

그린 적중률이 공동 53위(67%)로 괜찮은 편이었는데도 36홀 동안 단 2개의 버디 밖에 잡아내지 못한 것은 그린이 LPGA 코스보다 훨씬 까다로운 점도 있지만 핀 가까이 붙일 수 없었던 것이 더 큰 원인.

이틀 동안 홀당 2.125타를 기록한 퍼팅은 출전선수 중 '꼴찌'. 자신의 올 LPGA 평균 홀당 퍼팅수(1.66타)보다 홀 마다 0.5타 정도를 더 쳤으니 예선탈락은 당연한 결과였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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