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伊전 모레노 주심 伊마피아가 보복 살해?…'루머'로 판명

  • 입력 2002년 6월 28일 16시 45분


지난 18일 한국과 이탈리아의 8강전 주심을 맡았던 바이런 모레노(에콰도르·33)씨가 에콰도르 수도 키타에서 마피아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는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동아닷컴 월드컵 응원게시판을 비롯해 야후 등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지난 27일부터 "에콰도르 국영 TV가 현지시간 6월 23일 저녁 6시경 월드컵 이탈리아-한국전의 에콰도르 주심 모레노씨가 에콰도르 수도 키타에서 피습,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인터넷 사이트인 CCTV.COM 네티즌칼럼 코너에는 시신으로 보이는 사진과 함께 소문의 내용을 마치 사실인듯 자세히 묘사해 네티즌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하는데 한 몫했다.

다음은 중국 CCTV.COM에 올라온 내용 요약.

《에콰도르 국영방송국은 현지시간 6월 23일 저녁 8시에 세계축구팬들을 놀라게 할 만한 뉴스로 "이번 2002한일월드컵대회 중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에서 주심을 맡았던 바이런 모레노(에콰도르) 심판이 현지시간 6월 23일 저녁 6시쯤 에콰도르 수도인 키토에서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모레노는 적어도 30여발의 총탄을 맞았고, 총으로 모레노의 머리를 13차례를 가격한 흔적이 있고, 심장부위는 근거리 사격을 당해 목불인견의 참상이었다고 한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다.

비록 듣기에 황당하지만, 소문으로는 모레노의 피살은 이탈리아 마피아의 보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탈리아 마피아는 이탈리아가 한국에게 패함으로 도박에서 1억2500만달러를 날려 버렸다는 것.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이 끝난 직후,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의 한 중간보스는 자기 손으로 모레노를 죽일 것이라고 말했고 며칠 후 에콰도르에 가서 보복암살을 했다고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에 따르면 모레노의 가족들은 이런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만약 그가 이탈리아와 세계 축구팬들에게 잘못을 표시했거나 그런 강경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와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뉴스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측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이 글이 네티즌들 사이에 번지면서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을 비롯해 각언론사에 사실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네티즌들은 "안정환 선수의 이탈리아행을 반대한다"면서 "안선수가 신변안전을 위해 페루자로 이적하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한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측은 "문의전화가 빗발쳐 에콰도르 신문을 전체 검색해 봤지만 그런 뉴스는 없었고 국영방송에서도 보도한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모레노 심판의 27일자 인터뷰 기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사관측은 모레노 심판이 지난 24일까지 미국에 머물렀으며, 현재는 에콰도르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월드컵조직위원회측도 "전혀 들은 바 없다"라며 인터넷을 통해 계속되고 있는 유언비어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속한 D조의 미국-포르투갈전을 진행하기도 했던 모레노 심판은 96년 심판자격증을 딴 뒤 97년 6월 볼리비아-베네수엘라전에서 국제심판으로 데뷔했다. 주로 중남미지역에서 국제경기 경험을 쌓아 왔으며 2002월드컵 남미지역 예선에서는 페루-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칠레전 등 두 게임을 진행했다.

최민 동아닷컴기자 cm5506@donga.com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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