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브라질-‘수비’독일 30일 결승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51분


‘공격의 맨 앞선은 바로 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공격의 맨 앞선은 바로 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창과 방패의 대결.’ 30일 일본 요코하마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브라질-독일의 결승전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어떤 방패라도 뚫는 ‘창’ 브라질, 어떤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 독일. 두 팀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자랑한 팀이다. 언제나 화끈한 공격축구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삼바축구’ 브라질은 16득점(4실점)의 가공할 화력을 선보였고 ‘전차군단’ 독일은 6경기 동안 1실점(14득점)의 철저한 수비축구를 구사했다.

결승전이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두 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게 72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월드컵 4회 우승의 브라질과 3회 우승의 독일은 A매치에선 10승4무2패로 브라질이 앞섰지만 공교롭게도 월드컵에선 단 한번도 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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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번 결승전은 양팀의 첫 자존심 대결일 뿐만 아니라 남미와 유럽의 명예를 건 운명의 한판이다.

3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브라질은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최고의 포워드진을 보유하고 있다.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와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 여기에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테크니션’ 호나우디뉴까지…. 이 3명은 브라질이 기록한 16골 가운데 무려 13골(81%)을 합작해냈다.

브라질 출신의 ‘축구황제’ 펠레는 비록 혹평을 했지만 이번 대회 브라질 수비진은 6경기에서 3경기를 실점 없는 완승으로 이끌어 그렇게 허약하지 않음을 증명했다. 98월드컵 결승에서 맥없이 프랑스에 0-3으로 참패했던 브라질은 “이번엔 반드시 5번째 우승컵을 가지고 돌아가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독일의 축구 ‘카이저(황제)’ 프란츠 베켄바워가 “역대 최약체”라고 혹평했던 독일의 결승 진출은 사실 의외. 아직도 독일 내에선 “운이 좋아 결승에 올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독일은 준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 이내의 강팀과 맞붙은 적이 한번도 없다. 준결승 상대였던 한국이 강적인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을 줄줄이 무너뜨려 줬기 때문이다.

독일은 16강전부터의 결승토너먼트에서 3게임을 모두 1-0의 1점차 승리로 간신히 이긴 데다 3골 4어시스트로 공수의 핵인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에 출전하지 못해 전망이 암울하다. 하지만 독일이 전통의 명가라는 점, 역대 월드컵에서 힘들게 결승에 오른 팀이 우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브라질의 결승파트너로서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두 팀의 결승전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최우수선수(골든볼)와 득점왕(골든슈)을 동시에 노리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호나우두(브라질)와 ‘야신상’이 확실시되는 최고 골키퍼 올리버 칸(독일)의 맞대결. 득점선두인 호나우두는 6골로 경기당 1골을 넣고 있고 ‘거의 완벽한 골키퍼’로 평가받고 있는 칸은 경기당 실점률이 0.17골에 불과하다.

호나우두의 그림 같은 슛을 칸이 멋진 다이빙 캐치로 막아내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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