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완숙미 물씬… 『시즌 종착역은 월드시리즈』

  • 입력 1998년 4월 2일 20시 02분


“시즌 20승은 첫 단추를 잘 꿰야….”

박찬호(25·LA다저스)가 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출격했다. 카디널스는 1일 개막전에서 다저스에 0대6 완봉패를 안겨 박찬호로서는 팀 분위기를 위해서도 절대 질 수 없는 경기.

게다가 미국의 스포츠통계사들도 박찬호의 활약을 앞다퉈 예고하고 있어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박찬호의 예상 승수는 지난해보다 2승 많은 16승 정도. 다저스도 자신을 제2선발로 확정,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라면 16승 이상도 가능한 편. 박찬호는 올 시범경기에서 가장 안정된 투구를 보여줬다. 94년부터 해마다 시범경기에서 불안정한 피칭을 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풋내기의 티를 벗고 여유가 넘쳐났다.

박찬호는 7경기 29이닝동안 방어율 1.86, 안타19 볼넷4 삼진17개 1승을 거뒀다. 에이스 라몬 마르티네스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자 팀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특히 컨트롤 난조를 극복, 4사구와 투구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는 지난해까지 긴장해 마운드에 오르던 것과는 달리 타자를 압도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들쭉날쭉하던 변화구도 안정돼 광속구는 더욱 위협적이었다. 사이영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16승은 산술적으로도 추론이 가능하다. 박찬호는 지난해 32경기에 나섰지만 초반 5선발로 시작한 탓에 선발은 29번뿐.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2선발로 시작한 데다 다저스는 초반 4인 로테이션 체제를 택했다. 빨리 스타트를 끊은 만큼 부상만 없다면 33∼35경기까지 등판이 가능하다.

지난해보다 4∼6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는 셈. 지난해와 비교한다면 올해는 16∼17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박찬호가 지난해 후반기에만 8승을 거둬 올시즌 초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또 선발투수의 승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공격력에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으뜸으로 꼽히고 있어 전망은 더욱 밝다. 그렇다면 박찬호의 종착역은 월드시리즈 마운드가 되지 않을까.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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