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덩크슛 키하고 상관없어요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1m98.35)은 왜 ‘에어 조던’으로 불릴까. 공중에서 새처럼 날아다니며 온갖 짓을 다하기 때문이다. 조던이 솟구치며 오른손으로 슬램덩크를 하려다 공을 왼손으로 옮겨 살짝 레이업슛을 하는 모습은 꼭 한마리 새같다. 그만큼 공중에 떠있는 시간이 길기에 가능하다. 체공시간은 점프력에 비례한다. 점프력이 좋으면 체공시간이 길다. 공중에 뜬 조던이 한참 뜸을 들이다 슛을 할 때쯤이면 상대수비는 이미 플로어에 발이 닿아있다. 그렇다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점프력이 가장 좋을까. 그렇지 않다. 조던도 이젠 늙었다. 물론 NBA에는 공식적인 서전트점프 기록같은 것은 없다. 실전에서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선수들 중에서 서전트 점프가 높아도 실제 경기땐 덩크슛을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지난 시즌 기자단에 의해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포인트가드 앨런 아이버슨(23.1m82)은 ‘인간 메뚜기’로 불린다. 한국의 강동희(1m80)만한 키로 갖가지 묘기슛과 슬램덩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지난 시즌 슬램덩크 챔피언인 LA레이커스의 슈팅가드 코비 브라이언트(1m98.20)도 에어 조던을 능가한다. 농구팬들은 그의 공중묘기를 보며‘이제 조던의 시대도 가는구나’라고 느낀다. 국내프로농구에서 뛰고 있는 용병들은 어떨까. NBA 선수만은 못하지만 그들의 점프력도 ‘준 메뚜기’급이다. 키스 그레이(동양·30.1m82.9), 로버트 보이킨스(LG·28.1m93.7), 드와이트 마이베트(SK·29.1m80.3)는 서전트점프가 무려 1백5㎝, 1백1㎝, 1백㎝다. 비슷한 키의 국내선수들보다 무려 30∼40㎝나 더 뛴다. 12일 현재 덩크슛 순위도 1위에서 10위까지 이들이 싹쓸이했다. 찰스 메이컨(SBS)이 39개로 1위, 제이 웹(현대)이 38개로 2위. 키가 1m80대인 키스 그레이와 래리 데이비스(SBS·25.1m83.5)도 각각 4,5위에 올라 있다. 덩크슛은 결코 키로 하는 것이 아니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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