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로]여자농구 조혜진『떴다』…亞대회 연승 수훈

  • 입력 1997년 5월 2일 20시 07분


조혜진(상업은행)의 스타탄생, 정선민(선경증권)의 끝없는 추락. 스포츠만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세계는 드물다. 승자의 환호뒤엔 반드시 패자의 눈물이 있게 마련이다. 제17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1부리그에서 전승으로 잘 나가고 있는 한국팀. 그러나 그 속에서도 환희와 눈물이 교차한다. 조혜진과 정선민. 대표팀의 빅포워드 자리를 겨냥한 이들의 대결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자리는 지난 94년부터 정선민의 독무대. 1m85의 키에 몸싸움에 능한데다 중거리슛이 일품인 그는 국가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이해부터 부동의 빅포워드로 센터 정은순(삼성생명)과 함께 한국팀의 골밑을 지켜왔다. 94년 히로시마아시아경기 우승이 그의 진가를 보여준 무대. 반면 조혜진은 실업6년생인 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늦깎이. 키가 1m78에 불과한데다 플레이스타일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 그동안 번번이 대표선수 선발에서 탈락했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정선민이 독차지해온 빅포워드 자리를 대신 꿰찼다. 작은 키를 탁월한 점프력으로 상쇄하는 조혜진. 상대팀에서 가장 까다로운 선수의 수비는 늘 그의 몫이다. 한국팀의 임영보 총감독은 지난달 28일 중국전의 승리를 수비의 승리라고 했다. 이 경기에서 정하이샤와 함께 중국공격의 핵인 리앙신(1m89)과 리동메이(1m96)를 차단한 주인공이 바로 조혜진이다. 반면 정선민은 이번 대회에서 조혜진과 교대로 코트에 나섰으나 3개월을 쉰 탓인지 몸이 무겁고 이전의 정확한 중거리슛을 보여주지 못해 번번이 벤치로 불려나갔다. 그러나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정선민이 예전의 감각을 되찾으면 빅포워드 자리를 겨냥한 이들의 싸움은 다시 불붙게 된다. 〈방콕〓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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