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고용률 70% 첫 돌파… ‘정년 연장’은 제자리

  • 동아일보

작년 70.5%… 1년새 0.6%P 상승
2007년 60% 처음 넘은 뒤 상승세… 65세 이상 고용률 38% OECD 1위
임시직-저임금 ‘질 낮은’ 일자리 많아… 정년 연장 놓곤 노동-경영계 ‘팽팽’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해 고령자(55∼64세) 고용률이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대비를 제대로 못 해 생계형 일자리를 찾는 노인이 늘면서 65세 이상 고용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고령층 취업이 일상화되며 정년 연장이나 퇴직자 재고용 논의도 다시 불이 붙고 있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 등으로 제도화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령 근로자의 전문성과 숙련도를 제대로 활용하고, 고령층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55∼64세 고용률 70% 첫 돌파

4일 고용노동부의 고령자 고용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5∼64세 고용률은 70.5%로 전년(69.9%)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후 최고치다. 55∼64세 인구 10명 가운데 7명이 현재 소득을 얻기 위해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령자 고용률은 2007년 60%를 넘어선 데 이어 2013년부터 60%대 중반을 지속하다가 지난해 70%까지 돌파하며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부는 “전반적인 고령자 고용 규모가 확대되면서 고용률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율도 지난해 72%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이는 취업자 수에 구직 의사가 있어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를 더한 지표다.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율은 2022년 70%를 넘긴 뒤 매년 상승하고 있다. 반면 고령자 실업률은 2024년 2.4%에서 지난해 2.1%로 하락했다.

65세 이상 고용률도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가데이터처의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5세 이상 고용률은 38.2%였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앞선 일본(25.6%)은 물론이고 OECD 회원국 평균(13.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 일하는 고령층 늘지만 정년연장 논의는 지지부진

이 같은 고용률은 ‘고령 친화적 일자리 확대’의 영향보다는 인구구조 변화와 노후 소득 불안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제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본격적으로 5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55∼64세 인구 자체가 늘어난 데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늦춰지면서 생계형 취업에 나서는 고령층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65세 이상 연금 소득자의 월평균 연금 소득은 70만∼80만 원 수준으로 1인 가구의 월 최저 생계비(134만 원)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일하는 고령층이 늘면서 국회에서는 현재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정년 연장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조속한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반면에 경영계는 일률적 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 등 유연한 제도를 요구하고 있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노인 빈곤 등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대 규모인 115만200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노인 일자리는 공공시설 관리, 환경 정비처럼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고 급여가 적은 ‘질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은정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고령 일자리 정책이 숫자 늘리기에만 매몰돼 있다”며 “고령자의 경험을 살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중장년 대상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기업에는 고령층 급여 보조금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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