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아시아대학평가서 한국 10위권 ‘전무’…최다 배출 국가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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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11월 5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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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홍콩과학기술대학은 올해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6위를 차지했다. (출처=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홍콩과학기술대학은 올해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6위를 차지했다. (출처=AP/뉴시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2025 아시아대학평가에서 한국 대학이 10위권 내에 단 한 곳도 들지 못했다. 반면 홍콩은 무려 5개 대학을 진입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글로벌 인재 유치 전략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4일 QS는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QS 고등교육 서밋: 아시아·태평양 2025’에서 아시아 지역 대학 순위를 공개했다. 올해 1위는 홍콩대학교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한국 대학 중에서는 연세대학교(11위)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고려대(12위) △성균관대(16위) △서울대(17위) △포항공대(18위) △한양대(20위)가 뒤를 이었다. 한국 대학이 10위권에 단 한 곳도 오르지 못한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졸업한 중앙대학교는 65위에 올랐다.

● 국내 1위는 ‘연세대’…서울대는 4위에 그쳐

연세대학교 전경. 연세대는 올해 QS 아시아대학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해 국내 1위를 달성했다. (출처=뉴스1)
연세대학교 전경. 연세대는 올해 QS 아시아대학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해 국내 1위를 달성했다. (출처=뉴스1)
작년과 비교하면 연세대는 두 계단, 한양대는 한 계단 하락했다. 반면 서울대와 고려대는 각각 한 계단씩 상승했으며, 성균관대는 순위를 유지했다. 한편, KAIST는 해외 교수들에게 설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상품권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평가에서 제외됐다.

이번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홍콩 대학들의 약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위권에 3개 대학이 포함됐지만, 올해는 5개로 늘었다.

이들 홍콩 대학은 ‘논문당 인용 횟수’ 부문에서 모두 99.5점 이상을 받아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국내 1위인 연세대의 86.7점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 홍콩, ‘교육 허브’ 위해 정부 차원서 수천억 투자

전문가들은 홍콩의 약진을 정부 차원의 장기적 투자 전략 덕분으로 본다. 홍콩 정부는 2020년대 들어 ‘글로벌 교육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고 있다.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개발사무국에 따르면, 광둥성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홍콩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에 총 10억2000만 위안(한화 약 2070억 원)을 투자했다.

아시아계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들이 졸업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학생들의 하버드 등록을 제한하며 학생 일부가 홍콩으로 편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AP/뉴시스)
아시아계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들이 졸업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학생들의 하버드 등록을 제한하며 학생 일부가 홍콩으로 편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AP/뉴시스)
글로벌 인재 수급도 활발하다. 홍콩은 2023년부터 ‘톱 탤런트 패스 스킴(TTPS)’ 제도를 도입해, 고학력 외국인 인재에게 특별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로 인해 시행 2년 만에 학생·연구원·교수 10만 여명이 홍콩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평가에서 홍콩대는 ‘국제 연구 네트워크’(99.3점)를 제외한 모든 글로벌 참여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 이후 강화된 미국 대학의 외국인 입학 제한도 홍콩 대학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 지난 5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등록을 제한하자 홍콩대는 학점 이전, 비자 지원, 숙소 제공 등을 약속하며 적극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하버드대 재학생을 포함한 약 300명의 학생이 편입을 신청했다.

● “글로벌 인재 환경, 홍콩은 영어 중심…한국은 폐쇄적”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달 1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국경절) 76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달 1일(현지 시간) 홍콩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국경절) 76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홍콩 대학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글로벌 인재에 맞춘 연구 환경 덕분”이라며 “홍콩의 대학들은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해 외국인 학생이 학업에 적응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대학들이 R&D 투자를 줄이면서 홍콩 대학이 우수한 교수진을 흡수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는 홍콩 대학들이 상당수의 세계적 연구자들을 확보한 상황”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우수한 교수진을 유치하려면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홍콩도 중국 귀속 이후 한때 인재가 빠져나갔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보고 다시 돌아오고 있다. 그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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