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흉기난동 고교생, 전날 흉기 여러점 챙겨…사전계획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9일 15시 31분


28일 학생 흉기 난동이 발생한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경찰 등이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2025.4.28/뉴스1
충북 청주시 오송읍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 등 7명을 다치게 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범행을 사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이 학교 2학년 A군(17)에 대해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사건 전날인 27일, 집에서 흉기 여러 점을 가방에 챙겼으며, 사건 당일 그중 1점을 사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A군은 경찰에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공부가 잘되지 않고, 학교 생활도 힘들어 그동안 꾹꾹 참다가 폭발했다”며 “학교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해코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계획범죄로 보고 A군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디지털 포렌식해 범행 준비 과정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A군은 28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오전 8시 33분경 특수학급 교실에서 특수교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교사의 목을 졸랐다. 교사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교장, 환경실무사, 행정실 주무관 등 3명에게는 준비해 온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이후 A군은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 주행 중이던 차량을 세운 뒤 운전자의 얼굴을 흉기로 찔렀다. 인근 공원 저수지 쪽으로 도주한 A 군은 행인을 밀쳐 넘어뜨리고 저수지에 뛰어들었다. A군은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A군이 사용한 흉기와 가방 안에 있던 추가 흉기 3점을 압수했다.

A군은 지난해 특수교육 대상자로 입학해 특수학급에 배치됐다가, 올해 완전통합 재배치 차원에서 일반학급에 배정돼 특수학급과 일반학급을 오가며 수업을 받아왔다. 경찰은 A군이 장애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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