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칼부림’ 조선, 법정서 안절부절…얼굴 감싸고 쥐어뜯고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3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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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남성 4명 피해…1명 끝내 사망
"살해 고의 없었다…열등감 때문도 아냐"
마스크 눈 근처까지…얼굴 최대한 가려
재판부 질문엔 눈 감은 채로 대답하기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33·구속)의 첫 재판이 열렸다. 그는 재판 내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등 체포 당시와는 다르게 불안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방윤섭·김현순)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갈색 수의를 입은 조씨는 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법정으로 들어왔다. 마스크를 눈 근처까지 올려 얼굴을 최대한 가린 모습이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방청석을 거의 등지고 손으로 얼굴을 가려 취재진을 외면했다. 재판 시작 후 인적사항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는 눈을 감은 채로 대답하기도 했다.

이날 조씨 측은 일부 절도·사기 혐의만 인정하고 살인·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범행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일부 부인했다.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분노’가 범행동기가 아니라고도 했다.

조씨는 변호인이 의견을 말하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불안한 듯 한숨을 쉬며 얼굴을 쥐어뜯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변호인이 상의를 위해 질문을 할 때에만 얼굴을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마무리하며 조씨에게 직접 이 사건과 관련해 밝힐 의견이 있는지 물었는데, 조씨는 얼굴을 감싼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법정을 떠날 무렵에야 고개를 들고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범행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신림동 노상에서 체포될 당시 “X같아서 죽였습니다”라고 비속어를 써가며 태연하게 이야기를 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조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절도), 이동을 위해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돼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다.

조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은둔 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에 작성한 글로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는데, 범행 나흘 전인 지난달 17일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씨가 가족관계 붕괴와 사회생활 부적응 등으로 좌절 상태에 이르렀고, 특히 이 과정에서 생긴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이 적개심과 분노로 표출됐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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